언어의 온도
지인으로부터 선물받은 <말의 품격>을 읽고 느낌이 좋아 작가읽기로 따라 읽은 책.
출판일을 보니 <언어의 온도>가 1년 먼저 출간되었다. 그래서인지 뒤에 나온 <말의 품격>에 비해 좀 더 날 것 같은 냄새가 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아름다운 것은 대게 거의 다 섬세하고 예민하다.
말과 글로 표현되는 우리의 언어는 그 섬세함과 예민함을 잘 살려줄 때 절망에 빠진 이에게 따스한 위로를, 두려움에 망설이는 이에게 용기를, 슬픔으로 망연자실한 이에게 살아갈 힘을 주기도 한다. 한마디로 살리는 말이 되고 이것이 기록되면 글로서 또다시 살아난다.
‘아픈 사람을 알아보는 건, 더 아픈 사람‘(18쪽)
‘애초에 길이 없으므로 어디든 갈 수 있다‘(94쪽)
‘삶의 진보는 대게 사소한 질문에서 비롯된다‘(98쪽)
‘글을 쓰는 작업은 실패할 줄 알면서도 시도하는 과정, 결코 도달할 수 없는 목적지를 찾아 나서는 행위‘(134쪽)
‘인생에 단 한 번, 오직 그 사람만 보이는 순간이 있다‘(178쪽)
‘길을 잃어봐야 자신만의 지도를 그릴 수 있다‘(188쪽)
‘내게 주어지는 하루를 내 생애 가장 젊은 날로 생각하기‘(196쪽)
‘마지막 순간이 두 사람의 추억을 지배한다‘(208쪽)
‘지는 법을 알아야, 이기는 법도 알 수 있다‘(221쪽)
‘한 발 한 발 보조를 맞춰가며 뒤에서 따라가는 사랑이야말로 애틋하기 그지없다‘(230쪽)
‘‘자신과의 싸움보다 자신과 잘 지내는 게 훨씬 더 중요하다‘(292쪽)
‘사랑하는 사람과 시선을 나눌 수 있다는 것‘(297쪽)
‘아름다운 것을 아름답다고 느낄 때 우리는 행복하다‘(306쪽)
수려하고 섬세한 아름다운 말들의 향기가 아직도 내 주위를 맴돈다.
내가 내뱉은 수많은 말의 씨앗들은 지금 어디서 어떤 모습으로 자라났을까?
네 마음 깊은 곳에서 발아하여 작지만 아름답고 향기로운 꽃으로, 열매로 태어났다면 36.5도의 체온처럼 그 따스한 값을 다한 것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