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 토막 태극기는 맹렬히 펄럭였다. 아름다운 태극기였다. 권세 높은 관청 지붕에 높이 솟은 태극기보다 이 닳아빠진 반쪽자리 태극기는 얼마나 순결한가. 입을 벌려서 직업적으로 애국을 말하지 않고도, 먹고사는 노동의 수고로움 속에서 애국은 저절로 해풍에 펄럭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