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가 : 무희의 화가 시공 디스커버리 총서 65
앙리 루아레트 지음, 김경숙 옮김 / 시공사 / 1998년 1월
평점 :
품절


미술(서양화)은 유럽의 역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만큼 시대적 흐름에 따라서(시대가 요구하는) 변화, 발전한 것이 미술사가 아닌가. 그래서 쿠르베에서 백남준까지 현대미술사의 한 단면을 세세히 검토해보고 음미해 보는 일은 그만큼 의미있고 재미있는 일이다. 미술을 알면 역사를 알 수 있다. 그리고 중세의 세계관부터 현재 유럽의 세계관까지 알 수 있는 것이 매력인 것 같다. 내 견해로는 문학, 세계사. 정치. 경제 전반을 파악할 수 있는 것이 큰 장점인 것 같다.

지금부터 드가의 작품을 훔쳐보기로 하자. 인상파는 자연과 빛의 전도사라고 말하고 싶다. 아니면 자연과 빛의 동작을 따라 시시각각 변화하는 현상을 묘사하는 작가들의 모임. 또는, 빛의 변화를 연구하는 색채의 과학자.

시공 디스커버리총서에서 만난 드가는 아무래도 작아 보였다. 단순히 책의 크기가 아니라 느낌의 작음이었다고 말해야 옳을 것이다. 맨 처음 문예사조사를 가르치면서 아이들에게 가장 쉽게 이해시키는데 도움이 되었던 것이 미술사였다.(그때 그 당시의 세계관에 따른 미술의 변화 그리고 대중들의 변화. 그리고 유럽역사에 획기적인 전환점을 이루게 하는 프랑스 혁명의 의의) 적어도 나는 그렇다. 유럽의 역사를 일일이 알기보다는 그 당시의 화단의 성향과 움직임 그리고 혁신적인 변화를 주도하는 인물들 그에 따르는 경제, 정치, 사회 전반의 변화를 파악하는 즐거움을 미술사에서 접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먼저 시공 디스커버리를 선택하는 사람들은 너무 많은 기대를 가지고 접하지 않았으면 하는 노파심이 든다. 차라리 드가의 전기라고 말하는 것이 어떨까? 어쩌면 시공사의 마케팅의 승리라고 생각해도 무방하겠지만 아무튼 내용에 있어서는 그다지 만족하지 못했다. 사실 드가는 실제적인 인물의 묘사(실제적인 시민과 가까운 친인척-근대적인 인물들을 묘사했다) 드가는 점이지대에 있던 작가라고 보면 될까?(고전과 현대) 아무튼 그는 고전의 연구를 통하여 자신만의 근대적 감각을 표현한 화가-이를테면 溫故知新의 교훈을 잘 실천한 대표적인 작가라고나 할까? 자신만의 새로운 대상과 이론을 발휘하는 힘이 드가에게는 있었다. 그것도 끊임없는 노력을 통하여......

그는 인물동작을 잡아 순간적인 포즈를 교묘하게 묘사하여 새로운 각도에서 부분적으로 부각시키는 수법을 강조해왔다. 경마나 무희들의 무대 연습실의 장면, 욕탕에 들어가거나 나오려는 여성의 한 순간의 동작을 즐겨 그렸다. 당시의 인물들을 사실적이고 실제적으로 그려낸 그의 집요한 통찰력을 그의 작품에서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일찍이 미대를 다니는 동생을 통하여 값비싼 화집을 보아온 탓도 있겠지만 시공사의 책은 그다지 만족감을 주지는 못했다. 적어도 드가를 접하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인상파 화가들과 당시의 화단의 기류를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물론 시공 디스커버리총서에서도 상당 부분 언급한 것은 인정한다. 그러나 보다 깊이를 탐익하고 싶어하는 독자라면 도서관에서 드가의 화집을 보거나 보다 세밀하고 밀도 있게 서술해 놓은 현대 미술사를(구체적으로 출판사는 모르지만) 접해보는 것도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끊임없는 열정과 예술에 대한 자부심 그리고 자신만의 세계관을 추구하는 사람이었던 드가- 그런 이유로 우리는 선인들의 높은 열정을 답보하고 교훈으로 삼는 일은 멈추지 않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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