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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미술관에 놀러간다
문희정 지음 / 동녘 / 2011년 3월
평점 :
나는 미술관에 놀러간다.
미술관들을 소개해주는 책인줄 알고 가볍게 들게된 책이, 나에게 미술관 너머를 보게해 주었다.
문희정.. 그녀가 너무 부러웠다.
이 책은 작가가 좋아하는 그리고 서울에 있어서 접근성이 좋은 미술관들을 조목조목 설명해주고, 때론 작가 본인의 이야기를 하며 풀어쓴 책이다.
총 29개의 갤러리와 미술관들이 나오고 그 안에는 그녀의 이야기들로 가득차 있다.
책을 다 읽은 순간, 언제든 놀러갈 수 있다는 미술관이 있는 그녀가 부러웠고, 본인의 이야기를 잘 풀어쓴 그녀가 부러웠고, 책을 만든 그녀가 부러웠다.
사실 나는 초중고대까지 미술, 음악등 예체능에는 전혀 무뇌한인 그런 여자였다.
물론 절대 자랑은 아니지만 말이다..
그런 내가, 그런 내 안에, 사실 미술과 음악등 문화생활이라고 불리는것들을 질투하기 시작했다.
미술을 하고, 음악을 하는 사람들이 부러웠고, 그 부러움은 어느새 동경이 되어있었다.
내 눈에 미술이나 음악을 하는 사람들은 무언가, 자신이 좋아하는 일들을 하는 사람들이었고, 자신이 하는 일을 즐기는 사람들이었기 때문이다.
나는 그처 수레바퀴돌듯이. 집,회사,집,회사만을 다니며, 내가 아니어도 할 수 있는 업무들을 하며, 그렇게 하루하루를 보내는대.
미술이나 음악을 하는 사람들은 그들이 아니면 절대 할 수 없는 작업들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게 나는 너무나도 너무너무너무너무나도 부럽고 질투가 났다.
그리고 이 책의 저자 '문희정'작가에게도 그 질투는 여과없이 비추어졌다.
책은 너무 만족스러웠다. 그동안 별5개를 준 책이 없었는대 이 책은 사심없이 별5개를 주고 싶은 책이었다.
여기 나온 29개의 갤러리와 미술관들은 꼭 한번씩은 찾아가 볼 생각이다.
그리곤 나의 취미란에도 당당하게 미술관 구경하기를 쓸것이다.
이 책에서 단지 아쉬웠던건 미술관과 갤러리들을 소개하면서 작가가 언급한 그림이나 인물들을 사진상으로 볼 수 없었다는 것이 아쉬웠다.
물론 저작권의 문제도 있고 남의 그림을 맘대로 실을수 없으니 그럴만도 한대 작가의 글솜씨가 너무 뛰어나서 당장이라도 작가가 말하는 그림이나 인물들을 바로 볼 수 없다는게 나의 조급한 성격을 답답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책에 나와있는 미술관을 가는 지도가.. 너무 어려웠다.
길이름이라던가, 뭔가 대중교통으로 가는 법이라던가. 뭔가 찾아가기 쉽게 알려줬더라면 초행자도 가기 쉬웠을텐데.
이 책에 나온 지도는 "올테면 와봐라.." 혹은 "여긴 나만 아는 장소이고싶어~" 라면서 숨박꼭질하듯 꼭꼭 숨겨진 장소에 찾아가기 너무 어렵게 만든 지도가 아니었나 싶다.
가뜩이나 찾기 힘든곳에 숨어있는 갤러리들을 더 찾기 힘들게 만든것 같기도 하고.. 뚜벅이보다는 네이게이션에 주소를 찍고 갈 수 있는 자동차소유자를 위한 지도같았다.
그 몇가지만 빼놓고는 너무도 완벽하고, 너무도 소장하고 싶고, 너무도 알찬, 그런 책이었다.
미래의 문희정 작가의 다음 책이 너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