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에 쥔 컵에서 올라오는 차 특유의 향과 김이 얼굴을 따뜻하게 감쌌다. 멍하니 찻잔 안을 보던 한나는 멍한 얼굴로 헤리를 올려다보았다. “내 옷 더러워.” “담요야 빨면 돼.” “그래도…….” “한나, 담요보다 널 더 걱정해야지.” 그 말을 듣자마자 한나는 무너지듯 자리에 앉았다. 담요를 쥔 손에 힘이 들어갔다. 몸을 둥글게 말고 멍하니 아래만 보던 한나는 몇 번 입술을 달싹였지만, 끝끝내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