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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레슨 인 케미스트리 1~2 - 전2권
보니 가머스 지음, 심연희 옮김 / 다산책방 / 2022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친구의 외마디 추천 외에는 책에 대한 사전정보를 알지 못하고 접하게 되었었는데, 제목이 왜 '레슨 인 케미스트리' 인지 보니 주인공인 엘리자베스가 화학자의 신분이더라구요. 이정도 정보만 접하면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쉽게 예상 못할 정도로 평범한 느낌이지만 미국에서 1950~60년대를 살아가는 여성 화학자라는 것을 아니 윤곽이 잡히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문학을 사랑할 수 밖에 없다 생각하는 이유가 전혀 다른 시대상에서 전혀 다른 공간을 살아가고 있는 이들의 전혀 다른 고충을 느낄 수 있다는 점인데 엘리자베스 조트의 이야기 또한 강렬하게 다가왔습니다.
엘리자베스의 행적을 보면서 느낀 점은 그녀는 시대의 틀을 깨부수는 사고를 갖고 있었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자연스럽게 주입되는 불합리한 인식에 대해 죽을때까지 의문을 품지 않으며 사는 이들도 많은데 그녀는 이에 얽매이지 않고, 세간의 편견이나 인식을 완전히 배제한 자신이 정한 우선순위를 억세게 살아나가는 모습이 실로 놀라울 따름이었습니다. 공감보다는 감탄밖에 나오지 않았습니다. 제가 같은 입장이었다면 마냥 무너져 내려버렸을 듯한 상황에서도 억지로 버텨내는 듯한 그 모습을 보면 비록 소설속의 인물이지만 경외감까지 들더라구요. 단순히 의지가 강하기만 한 사람들은 많지만 그 사고와 행동 안에서 남들의 시선과 편견까지 감내하는 사람들은 진짜 흔하지 않으니까요.
다른 나라의 현재와 시대상도 다른 배경임에도 불구하고 불과 우리나라에서 수십-수년 전에 갖고 있던 사고와 비슷한 편견이나 사회현상도 엿볼수 있는 점이 신기했습니다. 우리나라도 세대교체가 되고 있긴 하지만 아직도 불합리적인 부분들이 잔재하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고 생각이 들었네요.
인터넷에서 요약된 이야기를 찾아보거나 하지 말고 직접 '레슨 인 케미스트리' 를 읽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다시 말하지만 그녀가 고르는 선택지와 감내하는 고통들은 경외감밖에 들지 않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