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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바이올린 ㅣ 색채 3부작
막상스 페르민 지음, 임선기 옮김 / 난다 / 2021년 7월
평점 :
막상스 페르민의 색채 3부작 중 검은 바이올린 입니다.
색채 3부작이라는 표현을 듣고 책들을 살펴보니 제목에 직접적으로 나와있는 키워드들만 봐도 즉각적으로 그에 맞는 색상들이 생각나서 바로 알 수 있었네요.
그리고 그것들이 주요 키워드인 만큼 그 색깔들은 각각의 작품에서 의미를 갖게 됩니다.
'검은 바이올린'은 책의 색상부터 검은색이라 작품을 읽기 전부터 그 느낌이 전해져 오는 듯한 감각을 받았습니다.
주인공인 '요하네스 카렐스키'는 어릴때 우연한 기회로 광장에서 연주중인 집시의 바이올린 소리를 듣고 음악에 대한 남다른 인식을 갖기 시작하다가, 이후 성당에서 바이올린 연주를 하는 기회를 갖게 되고 자연스럽게 오페라를 만들고 싶다 생각하게 됩니다. 부모님을 잃는 등 요하네스는 여러가지 일을 겪으면서도 목표인 오페라 만들기를 위해 점점 경험을 쌓아가며 연주 실력을 늘려가지만 전쟁 소집의 영향으로 목표와 멀어져 가고, 결국 큰 부상을 입은채 전쟁터에 남겨지게 됩니다. 그리고 운명적으로 만나게 되는 꿈 속의 존재 검은 여왕. 결국 목숨을 부지한 요하네스는 부대에 재합류한 뒤 베네치아에 입성하게 되는데, 그곳에서 '에라스무스'라는 바이올린을 만드는 노인의 집에서 거처를 갖게 됩니다.
바이올린 제작 장인 에라스무스의 집에서 요하네스의 눈을 사로 잡은 것은 바로 제목과 같은 '검은 바이올린' 인데, 이는 아레스무스에게 특별한 의미가 있는 바이올린 이었습니다. 에라스무스가 크레모나에서 건너와 베네치아에서 바이올린을 만들고 있는 이유는 신분 차이때문에 이어질 수 없었던 페렌치 공작의 딸인 '카를라'를 사모한 나머지 그녀의 아름다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바이올린을 만들겠다는 목표가 있었기 때문인데 악기가 카를라의 목소리를 낼 수 있게 되자 정말로 카를라는 실제 목소를 잃어버렸기 때문입니다.
바로 이 검은 바이올린을 통해 최고의 바이올린 연주가가 되고자 했던 요하네스와 최고의 바이올린 제작자가 되고자 했던 아레스무스의 연결고리가 확실하게 생기는 느낌 입니다.
작품 내에서 검은색이 갖고 있는 의미는 생각보다 다채롭습니다. 커다란 구멍이 난 것 처럼 부재를 나타내는 듯한 감각이 들게 하면서도 어떤 의미로 검은 밤하늘처럼 그러한 부재를 꽉 채울 수 있는건 또다른 검은색이라는 것 처럼 약간은 쓸쓸하면서도 고요하고 신비로운 느낌마저 주니까요.
작품에서 특히 기억속에 남는 것은 바로 인물들이 '꿈'을 대하는 태도 입니다. 꿈에서 좌절하든 이루어서 허탈한 감정이 생기든 해방의 때에 이르게 되면 무엇을 해야 하나 막연한 기분이 들 텐데 결국은 다시금 새로운 꿈을 목표로 삶을 이어가야 하지 않을까 싶은 기분이 들었습니다.
긴 내용이 아니라서 흥미위주로 충분히 볼만하기에 읽어보시는 것을 추천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