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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두 띠 동물 까꿍놀이 - 나비잠
최숙희 지음 / 보림 / 1998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별로 예쁘게 그려지지않은 것 같은 동물 모양에 엄마들은 조금 실망할지도 모른다. 그리고 12띠 동물 까꿍놀이 라면서 12띠 동물들이 하나씩 다 나올줄 알고 산다면 낭패다. 몇가지 동물들만 나오고 나머지 동물들은 마지막장에 한꺼번에 나오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이들이 좋아하는 선호도에서 본다면 내가 본 주위아이들(우리 딸을 포함해서)은 모두 이책을 좋아한다. 아니 열광한다고나 할까. 다른 집에 놀러가서도 이책이 있으면 내꺼라며 서로 울고 다투는 애때문에 난처한 적도 많았다. 지금은 예전처럼 이책을 많이보지는 않는다. 그렇다고 지금은 싫어하는 건 아니다. 이책을 보면 자꾸 이책만 보려고 해서 다른 책을 많이 읽어주기때문이다.
이책은 우리딸이 돌무렵 가장 좋아했던거 같다. 그때엔 몇가지 단어밖에 할 줄을 몰랐는데, 엄마다음으로 잘 하던 말이 까꿍이였다(우리 신랑은 아빠보다 까꿍을 더 잘해서 섭섭해했었다). 그래서인지 이책을 처음 읽어줬을때부터 열광하기 시작했다. 장면 장면마다 그 동물 울음 흉내내랴, 손으로 눈을 가렸다가 다시 까꿍하랴 처음부터 끝까지 바쁜 책이였다. 이책때문일까, 우리딸은 있다라는 말보다 없다라는 말을 먼저 하게 되었다. 동물들이 얼굴을 가리고 없다라고 하는 모습을 흉내내는랴 한동안 눈을 가리고 없다를 하는것이 일상생활이 된적도 있다.
이책을 읽으면 그냥 무심코 지나가는 띠들에 대해서도 아이들이 관심을 가지게 되는 것 같다. 5살짜리 남자애가 우리집에 놀러와서 우리딸이 이책을 보는 걸보고는 자기는 호랑이띠인데 엄마와 아빠는 무슨 띠냐며 자기 엄마에게 물어보는 걸 보고 너무 신기했다. 좋은 그림책은 책을 보는 독자층이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라 어는 사람이 봐도 좋아하는 책인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단지 외국의 그림책처럼 연령을 고려해서 보드북으로 만들었다면, 돌이 안 된 아이들에게도 보여주기에 더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