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분다 당신이 좋다 - 이병률 여행산문집
이병률 지음 / 달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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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따라 자연스럽게 흘러가다가 정신차려보니 어느 주일 저녁.

집으로 돌아오기 위해 버스를 기다리다가, 뒤에 있던 서점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사실 이 책을 사려고 들어간 건 아니었다. 어떤 신간도서가 있나 확인차 들어갔던건데,

들어가자마자 밝은 민트빛으로 이 책이 꽁꽁 언 내 망막세포들을 반겨주었다.

 

<바람이 분다 당신이 좋다>

제목이 너무 좋아서, 표지 컬러가 너무 좋아서, 책장을 열었다.

이병률씨의 문체는 펜 끝에 그리움이 몽글몽글 솟아오르므로, 

따뜻함과 눈물이 공존하므로 쉽사리 책장을 덮지 못했던 것 같다.


누가 봐도 그 길은 영 아닌데

갔던 길을 다시 가고 싶어질 때,

나도 있었다.

 

길이 아닌 그 길을 걷고

가시덤불로 온 몸이 상처 입고

눈물과 긴 한숨으로 시간이 흐르니

 

지금은 

길이 아닌 길은, 가지 않는 것임을

무섭게 실천하는 중이다.

 

어떻게 그럴 수 있냐는

놀라운 반응과 신기한 반응과 대단하다는 반응속에서

나는 그저 속으로 웅얼거릴 뿐.

 

이제 나는 갈 수 없소.

갈 수가 없소.

그 길은 길이 아니더이다.

 

라고...



우리는 시작에 머물어 있을 뿐,

충분히 먹은 것도 마신 것도 사랑한 것도,

아직 충분히 살아본 것도 아닌 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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