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냉정과 열정사이 - Rosso ㅣ 냉정과 열정 사이
에쿠니 가오리 지음, 김난주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00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Rosso 에쿠니 가오리.
이런 늦가을. 또는 초겨울과 참으로 어울리는 책인듯 하다.
무미건조한 일상의 아오이... 나름 그녀는 그런 생활을 즐기면서 사는 듯하다.
한 남자를 가슴속에 담아두고 지금의 남자를 좋아하는..
그녀는 마빈을 많이 좋아하지만 사랑하진 않는다.
그녀의 행동을 보면 느낄 수 있다.
왜 자꾸 선을 그을까...
불쌍한 마빈....
그의 자상함에 더욱 마음이 아프다.
독서, 음악감상, 꽃, 그리고 목욕.
주 3일 보석가게 파트타임이 전부인 조금은 건조한 사람 아오이.
누구에게나 잊지못 할 사랑은 있을것이다.
그리고 가끔은 끄집어 내 추억을 하며 살아간다.
그러나 소설 속 아오이는 참 이해할 수 없었다.
과거의 추억에 자신을 남겨두고, 너무 껍데기 같은 삶만 살고있는 듯 하다.
참 미련하고 바보같은 고집불통 아오이..
그녀의 옆에 있어주는 묵묵하지만 자상한 마빈이 너무 안쓰럽다.
아오이가 마빈을 떠났을 때, 아니 원래의 자리로 돌아왔을 때
난 아오이가 미웠다. 이해는 되지만 미웠다.
그리고 서른번째 그녀의 생일날.
피렌체 두오모에서 준세이와의 만남.
마치 내가 아오이가 된것 마냥 떨리기 시작했다.
준세이...
흘러 넘치는 마음이, 그 말로밖에 표현되지 않는다.
그리고 눈물이 날 것만 같았다.
나도 모르게 그녀처럼 준세이를 추억하고 그리워하고 있었나보다.
Blu 츠지 히토나리.
에쿠니 가오리의 Rosso를 보고 그냥 무덤히 지나치려 했던 책이었는데,
정신차리고 보니 내 손 위에 있던 책.
쥰세이가 참 밉다. 이해할 수가 없다. 미련한 바보같다.
그가 아오이에게 느끼는 그 감정은 사랑이라 착각하는 미련일지도 모른다.
굳이 애써 끄집어내지 않아도 될 과거의 추억을 쥰세이는 자꾸 곱씹으려한다.
왜?
본래 첫사랑, 과거의 연인을 잊지 못하는게 남자의 멘탈인가?
그렇다면... 그 보다 더 자신에게 씁쓸한 건 없을 듯 하다.
그리고 그보다 더 잔인한건 바로 옆에 있는 현재의 사랑이 아닐까?
책장을 넘길수록 마빈이 불쌍했던것 처럼 메미가 가여웠다.
현재는 메미가 함께하고 있는 그런 쥰세이지만,
속으로는 아오이만을 떠올리는 그의 모습을 보니..
그녀가 가여워질수록 쥰세이가 더더욱 미워졌다.
한편으론 그런 그가 가엽기도 했지만...
조근조근한 사랑이야기.
10년의 세월이 지낫음에도 불구하고 가슴속에 남아있는 미련이
조금은 이해되지 않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이 남아있는 그들이 조금은 부러웠던..
그러나, 과연 10년을 기다린 사랑이 아름답다고만 할 수 있을까?
아오이는.. 그리고 쥰세이는..
둘은 헤어질때도 가슴속에 사랑이 남아있었기 때문에...
미련을 버리지 못한걸지도 모른다.
나는 그들처럼 껍대기로만 살아가고 싶지 않다.
지금 나의 멘탈은 열정을 잃어버린 냉정 뿐이지만,
언젠가 다시 열정이 살아나고 냉정이 사라지겠지..
그 둘 사이의 합의점이란 없는 것일까?
사람이 있을곳은
어떤 사람의 마음뿐이다.
- 책 속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