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의 모든 거짓말 오늘의 젊은 작가 11
전석순 지음 / 민음사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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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리려고 봤는데 그 사이에 누가 빌려가버려서 기다렸다가 우연히 신간코너에서 보고 빌렸다. 마침내 읽을 수 있게 되었다. (카페에서 커피를 한 잔 마시면서 보는데 이게 행복이 아닐까, 싶다)

 

일단 뒷편의 소개글에서 거짓말 자격증이라는 소재가 마음에 들었다.이를 통해 사회를 유쾌하게 비틀어 보여주고 있다. 보통 해설에 나오는 말은 잘 안 읽고 넘어가는데 이번에는 유심히 봤다.

 

 

그런데 거짓말 자격증을 취득하고 등급을 높이려는 사람들은 오히려 약자라고 할 수 있다. 그들은 상대를 농락한다고 생각하지만, 실은 세계로부터 농락당하기 때문이다. 거짓말을 장려하는 체제의 목적은 간명하다. 모든 사람을 거짓말쟁이로 몰아세울지언정 의심을 부추기는 메커니즘 자체는 부정하지 못하고, 모든 사람과 싸울지언정 투쟁을 야기하는 사회에는 감히 대항하지 못하는 약자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화려한 말을 하거나, 커다란 사건이 나오지 않는다. 조곤조곤 말하고 그저 일상을 이야기하고 있는데 자꾸 눈길이 간다. 예를 들면 이런 문장이다.

 

 

청춘일 땐 그것이 청춘인지도 모르고 지내고 싶었다. 그래서 청춘이라서 드는 의무감과 강박을 뚝뚝 분지르고 싶었다. 나중에 시간이 흐르고 나서야 깨닫는다면 좋을 텐데. 돌이켜 보니 그때가 청춘이었다고. 그럼 지나간 청춘을 그리워하며 또 몇 년을 보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때 겪었던 두꺼운 고민과 외로움과 불안을 밀대로 얇게 밀면서. 그건 청춘을 지나온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특권이다.

- 135~136쪽

 

 

어쩌면 이것이 문장의, 글의 힘이 아닐까. 작가의 다른 작품을 찾아봐야겠다. 앞으로 나올 작품도 기대된다. 또한, '오늘의 젊은 작가' 시리즈는 <보건교사 안은영>, <한국이 싫어서>, <82년생 김지영>, <날짜없음>에 있어 다섯번째다. 믿고 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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