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요한 밤의 눈 - 제6회 혼불문학상 수상작
박주영 지음 / 다산책방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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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 처음 봤을 때는 아는 사람과 이름이 같아서 눈길이 같다. 그러다 우연히 책 소개를 봤고 읽게 되었다. 가장 끌린 이유는 기억상실 때문이었다. 단골 소재로 등장하면서도 어떤 식으로 풀어나가는지에 따라서 흐름과 분위기를 바꾸는 이것 말이다. 결과적으로는 마음에 들었다. 문장이 화려하지는 않지만, 담담해서 더 와 닿는다.

 

240

우리는 선과 악을 간단하게 나눌 수 없다는 걸 알지만 선과 악을 판단하면서 산다. 그런데 정작 나 자신에 대해서는 그 판단을 끊임없이 유보한다.

 

이 문장을 보자마자 무릎을 탁, 쳤다. 종종(아니 자주) 하는 생각이다. 다른 사람보다 ‘나’에게는 좀 더 관대한 잣대를 대는 것이 사실이니까. 사실 내가 ‘나’인 이상 어쩔 수 없을 것이다.

 

252

“이 시대는 차라리 노인이 낭만적인 시대야. 적어도 나는 희망이 현실이 되는 것을 목격한 적이 있지. 그것이 나중에 변질되었다손 치더라도. 하지만 요즘? 절망적이지. 젊을수록 어떤 희망도 본 적이 없으니까.”

 

상당히 비관적이라고 여길 수 있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면 틀린 말도 아니다. 작년 말부터 자꾸 추상적인 단어의 의미에 관해서 고민해보게 되었다.

 

261

어떤 방법으로도 세상이 변하지 않을 거라고 심지어 목숨을 걸어도 세상이 변하지 않는다고 믿게 되면 세상을 절대 변하지 않는다. 악의 순환을 바꾸어야 한다.

시작은 나 하나로도 세상은 바뀐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또 나름대로의 변화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둔다. 작가가 무척이나 섬세하다. 작가의 다른 이야기가 궁금해지는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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