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아닌
황정은 지음 / 문학동네 / 2016년 11월
평점 :
품절


다른 작품이 전체적으로 다 어두운 분위기라 읽지 않았다. 그런데 유독 이 작품은 눈에 들어왔다. 기다림의 시간을 거쳐서 마침내 읽게 되었다.

 

묘하다. 이 단어가 떠오른다. 뭔가 느낌이 색다르다. 마지막 장을 덮은 뒤에 찾아오는 무언가를 정의하기가 쉽지 않다. 분위기가 한없이 가라앉아 있다. 그 속에서도 사람들은 삶을 지속해나간다. 한 권으로 묶여 있는 각각의 단편에서 사람의 마음속에 침잠해있는 감정을 하나씩 혹은 그 이상 느낄 수 있다.

 

기억나는 문장은 이것이다. 마치 제3자인 것처럼 비교적 담담하게 서술하는데 이토록 마음이 시리다.

살려내고 싶어도 살릴 수 없는 사람이 죽음을 앞두고 고통으로 괴로워하는데 진통조차 해줄 수 없는 형편이라면 그 마음은 뭐가 되겠습니까. 짐승 아니겠습니까. 짐승이 되어버린 것과 같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나는 돈을 벌어. 그 짐승이 되지 않으려고 돈을 법니다. (19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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