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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너편 섬
이경자 지음 / 자음과모음 / 2014년 7월
평점 :
이것은 “옛날에 한 여자가 살았습니다. 그녀는 어려운 시간을 보냈지만, 결국에는 행복하게 살았답니다. 이야기 끝.”으로 끝나지 않는다. 여전히 아픈 사람으로 남아 있다.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삶이 행복하지만은 않다는 소리다. 나름대로 상처가 있지만 그것을 보듬으면서 그 속에서 살아가는 것이다.
그런 사람들의 이야기를 하나씩 들려준다. 모든 것을 이해할 수 없어서 고개를 갸웃거린다. 하지만 누군가 이것을 각각의 화자를 통해 들려준다는 점이 중요하다. 개인적으로 이산가족 상봉에서 만난 자매에 관한 단편이 기억에 남는다. ‘언니를 놓치다’라는 소제목이 대부분의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특히, 동생이 언니가 기다리라고 한 그때 이후로 자신은 자라지 못했다는 한 맺힌 절규가 인상적이었다. 이것 말고도 하지 못한 말들이 얼마나 많겠는가.
사실 소설을 읽을 때 모두가 잘 되는 결말이 이상적이라 생각하고 좋아한다. 하지만 막상 읽어나가면서 ‘비극’의 필요성을 알게 되었다. 어떨 때는 죽음 혹은 이별이 최선이 되기도 한다. 여기에 대해 남아 있는 사람은 상실감에 괴로워한다. 그렇다고 해서 이들의 선택을 되돌릴 수도 없거니와 대신 살아주는 것도 불가능하다. 그런 생각을 증명하기라도 한 듯이 <건너편 섬>이라는 책을 만났다. 또 이런 종류의 책을 만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