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에 선 여인들 - 역사의 급류에 휩쓸린 동아시아 여성들의 수난사
야마자키 도모코 지음, 김경원 옮김 / 다사헌 / 2013년 12월
평점 :
절판


 

서문을 보는데 작가가 일본인이라는 소리에 놀랐다. 처음부터 한국작가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 말을 다시 보고 표지를 보니 일본 작가시다. 그것도 2차 세계대전을 생생하게 경험한 분이다. 이사를 해서 원자폭탄의 화를 면했다는 구절을 앞날개에서 봤다.

 

그녀는 각국의 여성의 삶을 비교적 객관적으로 조명하고 있다. 여러 키워드 중 ‘정략결혼’에서는 조선 남성과 일본 여성 사이의 결혼을 다루었다. 조선의 황태자인 이은과 일본의 유망한 가문의 여인이 부부가 되었다. 이는 이은에 대한 ‘일본화’를 위한 하나의 방책이었다. 이 결혼으로 또 한 명의 희생자는 본디 이은 황태자의 약혼녀였던 민 씨 집안의 딸이다. 결국 그녀는 누구와도 결혼하지 않은 채 한국전쟁에 휩쓸려 남쪽에서 생을 마감했다고 한다.

 

이밖에도 위안부(성노예)가 된 여성의 모습이 나온다. 아직까지도 해결되지 못한 역사의 한 자락이다. 우리나라에서도 매번 수요 집회가 열렸음에도 불구하고 어떤 움직임도 보이지 않는다. 이제 남아 있는 분들은 몇 되지 않는다. 가슴에 한을 도대체 누가, 언제 풀어줄 것인가 정말 안타깝다. 광복절 특선으로 위안부 관련 다큐멘터리를 몇 개월 전에 봤다. 아시아 각국에 그들이 있었다. 아직까지도 그때의 기억을 잊지 못하고 상처 입은 몸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었으면 좋겠어요.”라고 말하는데 마음이 짠했다. 한편 미국에서 위안부 관련 법안이 상‧하원에서 통과되었다고 한다. 법적 구속력까지 가지고 있지는 않고 보고서 형식이라는 기사를 봤다. 국내에서도 발로 뛰는 사람의 노력이 헛되이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처럼 전쟁은 많은 수의 민간인 사상자를 낸다. 그 중에서 가장 피해를 입는 것은 아이, 노인, 여자인 경우가 많다고 하는데. 다시는 이런 일이 없기를 바란다. 읽으면서 덕혜옹주도 생각이 났다. 자신이 주인인 삶이 아니라 수동적인 삶을 산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또한, 여기에 나온 인물에 대해 더 자세히 알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같은 인물을 연구하더라도 연구한 학자에 따라 관점은 달라지기 마련이니까 말이다. 경계에 선 여인들이 있으니 그럼 경계에 선 남성도 있을 것이 아닌가. 원래 한쪽 관점으로만 보면 사고가 좁아지기 십상이다. 그러니 섣부른 판단을 하지 않으려면 전체적인 그림을 봐야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