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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으로 떠난 소풍
김율도 지음 / 율도국 / 2013년 10월
평점 :
그의 시인은 멋스러운 문장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진심을 다해서 썼다는 것이 느껴진다. 다른 사람이 쓸 수 없는 오직 이 사람만이 쓸 수 있겠다는 느낌을 받았다. 처음에는 작가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르고 읽기 시작했는데 군데군데 비슷한 내용이 반복되었다.
그래서 찾아보니 사연을 가지고 있더라. 오래전부터 겪어서 괜찮은 듯 보이지만 사실 누구보다 아파했을 모습이 그려졌다. 어떻게 글자로, 시로 승화시켰는지 대단하다는 말밖에 나오지 않는다. 스스로 돌아보게 되었다. 진정 ‘나’는 누구란 말인가. 혹시 다른 사람의 모습을 빌려 살아가고 있
지 않은가 반성할 수 있었다.
세상에는 완벽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부족한 면을 끌어안고 살아간다. 때로는 그것이 버거워 주저앉고 싶을 때도 있지만 시간이 흐르면 그것조차도 나의 일부분이 된다. 하지만 사람의 마음은 참 간사해서 마음과 행동은 엇나가기만 한다. 이것은 어느 순간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끝이 찾아올 때까지 해야 할 숙제가 아닐까.
<마음에 든 시 구절>
지금, 외롭고 슬픈 사람들은
슬픔의 끝에 가서 물어보아야 하리니
너를 불지르고 백지로 새로 시작하는 법을
나무는 제 머리에 집짓는 것을
아무나에게 허락하지 않는다
- 율도전서 중(10페이지)
겨울이라서 그런 것인지 외로운 사람이 되었다. 물론 작가님이 말하신 외로움과 슬픔과 거리가 멀지만 동일한 감정은 고개를 끄덕이게 한다. 또한, 아무나에게 집 짓는 것을 허락하지 않는 나무가 참 마음에 들었다. 그것이 무엇이든 간에 자신을 먼저 사랑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아무것도 눈에 들어오지 않을 수밖에.
미래를 약속하지 않고 지금 나는
끝까지 살아남아서 외치리
잘못이 없는 사람을 몰아세우면
누구나 투사가 된다
- 아무 잘못도 없다 중(59페이지)
‘잘못이 없는 사람을 몰아세우면 투사가 된다.’는 문장이 무척 마음에 들었다. 여기서 말하는 투사란 그것이 잘못 되었다고 말할 수 있는 용기를 가진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때로는 폭력보다 글이 더 큰 효과를 발휘할 때가 있다. 무력은 또 다른 무력을 부를 뿐이고 서로 악감정만 커지게 된다.
한 편 씩 읽으면서 많은 생각을 했다. 역시 시는 여러 가지를 생각하게 한다는 점에서 좋다. 우리가 미처 보지 못한 것을 멈춰서 보게 만드는 마법과도 같다. 그래서 시를 사랑하고 더 만나려고 노력하고 있다. 올해보다 내년에 더 많은 것을 만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