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수의 탄생
이재익 지음 / 네오픽션 / 2013년 7월
평점 :
절판


 

처음에 보기 시작했을 때는 특별한 생각이 들지 않았다. 주인공 석호는 남부럽지 않은 지위와 명예를 가진 남자였다. 단지 다른 사람이 모르고 있는 것은 그가 유부남임에도 불구하고 불륜을 즐긴다는 것이다. 이것은 드라마나 영화에서 단골로 쓰이는 소재이다. 그리고 우리가 아는 것은 언젠가 진실은 밝혀지기 마련이라는 점이다.

 

자신에 대한 모든 것을 아는 것 같은 남자가 찾아와서 일방적으로 그를 협박한다. 자기가 가지고 있는 것을 잃을까 봐 불안해진 석호는 나름대로 움직이기 시작한다. 이상하게 그는 석호보다 한발 앞서 나가있고 그의 의뢰인을 무참하게 처리한다. 일방적인 그의 패배였다. 그러나 일은 걷잡을 수 없이 커져만 간다.

 

다른 책보다 <복수의 탄생>이 눈에 띄는 이유는 여기 나오는 주옥같은 말 때문이다. 무척이나 멋있는 말이 많았다.

 

220-221

존 던(John Donne)의 시

누구든 그 자체로서 온전한 섬은 아닐지니,

모두 대륙의 한 조각이며 대양의 한 부분이다.

어떤 죽음이라 할지라도 나를 줄어들게 한다.

나라는 존재는 인류라는 대륙의 일부이니까.

누구를 위하여 종을 울리나?

대답을 구하기 위해 사람을 보낼 필요는 없다.

조종은 바로 그대를 위하여 울리기에.

여기서 말하는 죽음이란 일반적으로 숨이 끊어졌을 때가 아니라, 본인이 속해있는 대륙에서 떨어져 나가면 자신의 존재는 사라져버리는 것, 바로 그것이다.

 

335

“세상은 놀랍도록 즐거운 곳이지만 그곳에 그냥 가만히 있는 것은 지루할 뿐이다. 그러나 가장 슬플 일은 아예 그곳에 있지 못하는 것이다.”

오스카 와일드의 일화도 무척이나 놀랍다. 셰익스피어만큼이나 유명한 이 작가가 또 다른 연인이 있었다는 것을 이제야 알았다. 그리고 그것으로 인해서 자신이 가진 것을 잃고 훗날 쓸쓸한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는 것도 말이다.

 

작가가 사용한 말을 보면서 생각한 것이 있다. 위의 말(이외에도 삶, 사랑, 결혼에 대한 말들)이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시키는 것처럼 보이지만 결과적으로 어떠한 말도 자신의 행동에 대한 변명이 될 수 없다는 것을 깨닫게 해준다. 말은 그냥 말일 뿐이다. 거기에 의존해서 자신의 행동을 이해시키려고 하면 할수록 더 늪에 빠지게 된다.

 

인터넷으로 보는 것보다 훨씬 더 집중해서 볼 수 있었다. 일주일에 한두 편씩 기다리는 것도 무척 힘이 들었는데 완결된 후에 한꺼번에 보게 되어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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