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대의 목적
다나베 세이코 지음, 조찬희 옮김 / 단숨 / 2013년 7월
평점 :
품절


 

별 무리 없이 쉽게 읽힌 책이었다. 삼십 대 여성의 심리를 잘 표현하고 있다. 여성 전용 아파트를 나와서 자신만의 방과 침대를 사는 것부터 시작해서 계절 요리를 마음껏 먹는 날이 있다는 것 등이 바로 그것이다. 그리고 그녀는 결혼 적령기인지라 결혼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한다.

 

과거에 연인이었던 연하의 남자, 같은 회사의 후배이자 요리를 잘하는 남자, 그리고 마지막으로 옆 건물에서 학원 강사로 일하면서 말발을 뽐내는 남자. 기억하기에는 그녀(와다 씨)와 관계가 있는 남자는 이 세 명이다. 그러나 어느 한 사람과도 결혼까지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 이 사람은 이렇고 저 사람은 저렇다, 라는 식의 평가만 한 채 말이다.

 

우리의 주인공은 직장 생활을 하면서 세상사는 법을 익혀왔다. 미적지근하게 행동해서는 아무 것도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세상은 말 그대로 우리 개개인의 사정을 하나하나 헤아려줄 수는 없으니까 말이다. 그렇게 된다면 무척이나 좋겠지만 안타깝게도 세상은 그저 그 자리에 있을 뿐이다.

 

솔직히 말하자면 이 책을 100% 이해했다고 말할 수는 없다. 시간이 좀 흐른 후에 다시 읽으면 더 공감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사람은 누구나 직접 경험하지 않으면 안다고 이야기하기 쉽지 않으니까 말이다. 그런데 고개를 끄덕이게 한 문장이 있다. 와다 씨의 전무님이 말하신 내용이 바로 그것이다.

 

“아, 그게 아니라 미모도 한도가 있다고 할까. 이건 어쩔 수 없이 신에게 받은 것으로만 승부를 봐야 해. 그걸 차례차례 잘 변통해서 쓰는 수밖에 없어. 적은 자본으로 큰걸 얻는다는 게 그리 쉬운 일이 아니거든. 건강도 마찬가지지. 1년 건강했다면 그다음 1년도 버틸 수 있어. 그 건강함으로 어떻게든 1년 더 버틸 수 있고 이런 식으로 어찌어찌 살아가는 거라고.”

(98)

 

없는 미모와 없는 건강이라는 말에 살짝 움찔 했지만 이내 뒷이야기를 듣고 이해했다. 아는 의사선생님이 근육이 있다는 건 저축을 해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하셨다. 전무님의 말과 같은 맥락이 아닐까.

어쨋거나 아직 삼십 대 초반인 그녀의 건투를 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