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자에게
김금희 지음 / 문학동네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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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한국소설을 읽었다. 마침 10월 9일은 한글날이다. 역시 번역에서 느끼기 어려운 단어 하나의 미묘함이 두드러진다. 영미소설도 뭔가 행간을 이해할 만한 수준으로 읽고 싶다면 욕심일까. 이름이 무척 영롱한 주인공의 유년시절에서 시작해서 다시 돌아오면서 이야기는 진행된다. 예상하지 못하게 직업에 관한 고민이 있어서 좋았다. 그리고 주변인물이 얽혀있는 사건에서 승리라면 승리라고 할 수 있는 결과가 나온 점이 다행이었다. 그리고 그렇게 되기까지 얼마나 많은 노력과 슬픔이 있었을 지 짐작해보지만, 어렵다. 묘하게 현실과 맞닿아 있는 것도 흥미로웠다. 실제로 제주도에 가고 싶어졌다. 사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 올해 내내 가고싶었는데 마음 한 귀퉁이를 접어둔다.

 

- 책 속 한 줄 -

사실 내면에 어딘가 에멘탈 치즈처럼 구멍이 난다고 느낀 건 오래전이었다. 그리고 그곳으로는 이런 것들이 술술 빠져나갔다. 자부와 자긍, 자명함이나 자기 확신, 자신감 같은 것. (35쪽)

 

사람을 한번 만나면 그 사람의 삶이랄까, 비극이랄까, 고통이랄까 하는 모든 것이 옮겨오잖아. 하물며 우리가 만나는 사람들은 언제나 억울하고 슬프고 손해보고 뭔가를 배앗겨야 하는 이들이야. 이를테면 판사는 그때마다 눈을 맞게 되는 것이야. 습설의 삶이랄까. 하지만 눈의 무게에 짓눌리지 않으려면 빨리 털어내야 한다고. (39쪽)

(중략) 하지만 타인의 삶 속으로 들어가야 하는 자가 필연적으로 짊어지게 되는 무게와 끊임없이 유동하는 내면의 갈등과 번민은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익숙해지지 않았다. (110쪽)


읽은 날 : 2020.10.09(금)
리뷰 쓴 날 : 2020.10.09(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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