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전쟁영화애서 나오는 영웅들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그렇다고 일반적인 반전(反戰)소설에 나오는 것처럼 전쟁에서 몸과 마음을 상처받은 PTSD만을 조명하는 것도 아닙니다. 전쟁의 모순을 가장 유머러스하게 묘사하되, 비극과 희극 사이 어디에선가 독자들을 홀리게 만드는 놀라운 작품입니다. 캐치22(catch-22)란 제목 자체가 모순을 보여줍니다. 폭격을 나가지 않기 위해 제대를 신청하기 위해서는, 정해진 절차에 따라 자신이 정상적인 사고를 하지 못하는 상태임을 입증해야 합니다. 하지만 그 절차를 지킬 수 있는 이는 정상적일 수밖에 없기에 목숨을 걸고 전진을 폭격하러 나가야하는 공군의 역설적인 규정이 바로 캐치22입니다. 이러한 모순적인 상황 속에서 모든 이들은 광기에 빠져 괴상한 짓들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소란의 가운데에는 안티 히어로인 요사리안 대위가 있구요. 그의 ‘미친 짓‘을 지켜보노라면 전쟁에서 가장 정상적인 이는 ‘미친 사람‘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동태평양의 작은 섬 갈라파고스가 `생물진화의 야외실험장`으로 불리는 것처럼, 갈라파고스 출판사도 인문학의 진화를 이끌어간다고 믿습니다. 갈라파고스의 양서들을 보면서 대학과 대학원을 마쳤고, 지금은 학생들에게 인문학적 지식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갈라파고스가 제 공부에, 그리고 학생들의 공부에, 더 나아가 사회의 인문학적 진화에 더 큰 긍정적 변화를 이끌어내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