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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리언 그레이의 초상 2 ㅣ 생각뿔 세계문학 미니북 클라우드 35
오스카 와일드 지음, 엄인정.이한준 옮김 / 생각뿔 / 2019년 2월
평점 :
한국에서 포켓 사이즈의 책을 읽은 건 처음이다. 이왕 소장할 거라면 양장본을 사는 게 좋았고, 밖에서 틈틈이 읽으려면 이북리더기를 쓰면 되니 선뜻 손이 안 갔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기차역이나 터미널에서만 간간히 보였는데 요즘은 서점에서도 쉽게 찾을 수 있는 걸 보니 셀링포인트가 꽤 있는 모양이다.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은 크게 거슬리는 것 없는 번역 덕분인지 모르겠지만, 오며가며 지하철 안에서 술술 읽을 수 있었다. 종이책의 책장 넘기는 맛과 이북의 휴대성을 둘 다 갖추고 있어서 각 잡고 책 읽을 시간이 별로 없는 바쁜 직장인들에게도 괜찮겠다는 생각이다. 두 권으로 나눠져 있어서 다 읽고 나면 치트키로 뿌듯함도 두 배다. 생각뿔의 세계문학 미니북 클라우드에서 앞으로도 재밌는 작품들을 계속해서 번역해 준다면 좋겠다.
덧붙여서 책을 읽은 김에 스티븐 프라이가 오스카 와일드를, 주드 로가 그의 남자 애인 보시를 연기한 <와일드(1997)>를 보았다. 배우들 외모도 고증이 잘 되었고 대부분이 와일드의 사생활 이야기라서 욕하면서 보는 맛이 있으니 책을 읽으신 분들이라면 한 번 보시는 것을 추천한다. 극중 오스카의 애인으로 ‘그레이’라는 미청년이 잠깐 등장하는데 시나리오 작가가 재미삼아 넣은 것 같다. 개인적으로 도리언 그레이는 보시를 모델 삼아 만든 캐릭터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소위 말하는 “예쁜 쓰레기” 류다…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