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리언 그레이의 초상 1 생각뿔 세계문학 미니북 클라우드 34
오스카 와일드 지음, 엄인정.이한준 옮김 / 생각뿔 / 2019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이하 도리언)> 문화예술에서 하나의 코드로 자리잡았다. 넷플릭스 마블 드라마퍼니셔 생긴 빌런인 빌리 루소가 읽고 있는 책이 바로 <도리언>이다(빌리 루소를 연기한 반스는 2009년작 영화에서 도리언 역을 맡은 적이 있다). 헨리 경과 그레이의 관계는 NBC 드라마한니발 한니발 렉터와 그레이엄을 떠올리게 한다. 머릿속에 지나가는 작품들이 실제로 <도리언> 서사와 설정을 차용했는지는 없지만 창작자에게 도리언이라는 캐릭터가 매력적인 모티프임은 분명하다.


도리언은 찬란한 색깔의 떨기 내지는 싱싱하고 매끄러운 과일 같은 느낌으로 묘사된다. 오스카 와일드가 헨리 경의 입을 빌어 끊임없이 내뱉는 아름다움과 쾌락에 대한 찬사를 읽고 있자면 독자는 도덕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이상한 기분에 빠져든다. 도리언의 행동을 비난하고 싶다가도 작가가 촘촘하게 깔아 놓은 유미주의에 설득당해 어느새 그의 타락을 관조하게 되는 것이다. 페르소나를 생활에 공허함을 느낀 도리언이 고뇌에 허우적대는 보면서도 가책에서 자유롭다. 오스카 와일드의 세상에서 아름다움과 윤리는 별개이기 때문이다.


도덕적인 , 혹은 부도덕한 책이라는 것은 없다. 다만 , 그리고 쓰지 못한 책이 있을 뿐이다.” 그렇다면 책은 책이다.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 와일드가 너무 많이 드러났는지, 아니면 오히려 자신을 감추기 위해 소설을 썼는지에 대한 판단은 당신의 몫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