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의 물리학
림태주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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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관계의 '물리학'이라는 제목만 보고 심리학 도서인 줄 알았다. 하지만 이 책은 '관계'를 다양한 방면에서 바라보고 이야기한다.

관계, 사람에 관한 책들을 읽다 보면 과연 죽을 때까지 관계의 진정한 의미를 깨달을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

언제나 누군가와 관계를 맺고 그 관계 속에서 살아가고 있으면서 정작 관계에 대해 깊이 생각해본 적이 없는 것 같다.

다른 사람들이 관계에 대한 생각을 많이 듣다 보면 언젠가는 나도 나만의 언어로 관계를 정의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걸어본다.


그리고 이건 개인적으로 많이 공감 가던 구절.

 

못 버리는 물건들은 대개 추억과 관련된 어떤 사연이 있고, 결국 못 버리는 것은 물건이 아니라 그 물건에 담긴 사연이라는 얘기였다. 이건 첫사랑이 선물해준 목도리고, 이건 아버지가 졸업 기념으로 사준 필름카메라고, 이건 대학입시 수험생 시절에 끼고 살았던 CD플레이어고. 그래서 사람이 소유한 물건은 딱 두 종류로 나뉜다. 실생활에 필요해서 구입한 물건과 사용 시효가 이미 지났으나 사연이 담겨 있는 물건. 친구가 내린 결론은 이랬다. 물건을 정리하려면 결국 추억을 정리해야 한다고. 사연이 있는 물건부터 내다버릴 수 있어야 비로소 필요한 물건만 남게 된다고.

 

방정리를 아무리 해도 매번 버리지 못하고 남아 있는 물건들이 있다.

초등학생 때 직접 만든 기린 모형, 친구들과 주고받은 시시콜콜한 내용의 쪽지, 공부한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교과서.

결국 버리지 못하는 것은 만들고 나서 들었던 칭찬, 무슨 얘기를 하던 재밌던 그 시절, 열심히 공부했던 그때의 내 모습이다.

내가 이 물건들을 버리는 날이 온다면 그건 물건이 아니라 추억이 더 이상 의미가 없어질 때일 것이다.

그리고 아직은 그날이 올 것 같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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