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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좋은 마음만 담기로 해 - 그릇 위에 차려낸 가장 소중한 순간들
김은령 지음 / 오후의서재 / 2025년 5월
평점 :
*해당도서는 업체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읽고 직접작성한 글입니다*

제목만 보고 이게 무슨 책일까? 궁금했다.
마음에 관한 힐링물일까? 책표지에는 그릇 그림이 있다. 찬찬히 살펴보다 왼쪽 상단귀퉁이에 ‘그릇 위에 차려낸 가장 소중한 순간들’이라는 문구를 발견했다. 아 그릇에 관한 에세이구나!
그릇에 관련된 책이라니.. 결혼하고나서 관심이 생긴 분야가 그릇이었기 때문에 강하게 끌렸다. 그릇에 관해서 이렇게 할 얘기가 많단말이야? 호기심 가득 책장을 펼쳤다.
책의 저자는 셀 수 없이 많은 끼니를 함께하며 온갖 추억을 만들어준 그릇들에게 보내는 연애편지 같은 것이라고 말한다.
좋은 재료로 만든 음식을 천천히 꼭꼭 씹어 먹는 것처럼 천천히 읽어내려갔다.

맛있는 음식사진에 훌륭하게 플레이팅 되어있는 그릇 사진을 보면 “와 어떻게 이렇게 조화가 어울리게 이 음식에 이 그릇을 사용한거지? 신기했다. 음식이 더 맛있어보였다.
앞에서 얘기했듯 나는 결혼하고나서 그릇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는데, 혼수준비하면서 그릇 종류가 어찌나 많던지 뭘사야할지. 세트로 사야하나 하나씩 사야하나 머리에 쥐가 내리는 순간이 있었다. 그릇그림에 꽃그림은 왜이렇게 많은거야. 파란색은 식욕을 떨어뜨린다는데 왜이렇게 파란색을 많이 사용한거지 생각했던 시간들이 있었는데, 지금은 ”왜 이제야 이렇게 예쁜 그릇의 매력을 알게 된걸까“하는 내모습을 발견한다. 요즘 코스요리점을 가면 음식과 어울리는 플레이팅에 먹기도 전에 요리조리 구경하는 재미가 생겼다. 한번은 너무 예쁜 그릇이라 아래부분을 봤는데 우리집에도 있는 그릇이었다. 그것도 똑같은것! 그릇에 뭘 어떻게 담느냐에 따라 이렇게 달라질 수도 있구나하는 경험이었다.

작가는 그릇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풀어내는데 너무 재미나게 글을 쓰셔서 소개글을 읽어보니 오랜취재와 편집경험이 있고 ‘디자인 하우스’ 부사장으로 계셨던 분이셨다.
계절마다 바뀌는 그릇에 대한 설명도 흥미로웠다. 글로만 읽지만 머릿속에 생생하게 상상이 되는 설명들, 이번 여름에는 나도 투명한 볼에 상큼한 과일과 채소들을 넣어 먹어봐야지하고 내 마음속 버킷리스트에 추가했다.
옥수수만을 위한 옥수수그릇도 너무 깜찍했는데, 그 그릇에 담긴 옥수수는 아마 더 맛있을 것이다. 소장제품중에 소유욕을 발동하는 그릇이 많이 보여서 중간 중간 검색하며 그릇가격을 확인했는데....가격을 보고 조용히 닫기를 눌렀다는 나의 이야기...gg....
그릇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 역사도 가볍게 나오고 다양한 종류의 그릇소개 그리고 중간중간 쿡쿡하고 웃음이나오는 작가의 유머스러운 필력까지 읽는 내내 즐거웠다.
도시락이야기에서 학창시절이 떠올라 잠시 책을 덮어두고 눈시울이 붉어지기도 하고, 230페이지의 이야기는 읽는 나에게 잔잔한 위로가 되었다.
마지막 부록에는 갖고 있으면 좋은 그릇종류와 사이즈까지 알려준다. 인터넷으로 그릇을 살 때 14센티를 사야하나 16센티를 사야하나 뭐가 뭔지 몰라 혼란스러웠던 초보자들에게 아주 유용한 정보가 될 것같다.
건강한 음식을 정갈한 그릇에 담는 것, 사랑하는 가족이 맛있게 먹고 건강했으면 하는 마음을 함께 담아 내는 것, 그릇 위에 차려낸 가장 소중한 순간들. 여기, 좋은 마음만 담기로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