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토피아 을유사상고전
토머스 모어 지음, 주경철 옮김 / 을유문화사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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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토피아

 

고대 그리스 철학자 플라톤에서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많은 사상가들이 유토피아, 즉 이상적인 국가나 공동체에 대해서 말해 왔다. 하지만 현재 지구촌 어디에서도 그런 유토피아나 지상천국은 찾을 수 없는 현실이다. 결국 현실 세계에서의 유토피아는 실현 불가능한 것이 아닐까? 1561년에 출간된 토머스 모어의유토피아속에서 그려진 국가 또한 우리가 따라야할 이상적인 모델일까? 유토피아(utopia)의 어원이 그리스어의 없다는 뜻의 (ou)장소를 의미하는 (topos)의 합성어로, 현실 세계에서는 존재하지 않는 이상향을 의미한다. 따라서 모어가 유토피아라는 작품을 통해 말하고 싶었던 것은 그 당시 영국의 현실을 비판하기 위한 것이 아니었을까?

 

토머스 모어의유토피아2부로 구성되어 있는데, 1부에서는 유토피아가 출간될 당시의 영국의 역사적 현실을 다루고 있다. 그리고 2부에서 이상 국가인 유토피아의 여러 가지 모습, 즉 유토피아의 지리적 상황과 도시들, 관리들, 노동 관습, 사회관계, 경제상황 등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특히 노동 관습과 관련하여 남녀노소 예외 없이 모든 사람이 농사일을 해야 하는데 농업이 유토피아의 가장 중요한 사회경제적 기반이라고 할 수 있다. 유토피아 사람들은 하루 24시간 중 여섯 시간을 일에 할당하며 거의 모든 사람들이 노동을 한다. 따라서 짧은 노동 시간만으로도 생활필수품뿐 아니라 편의품까지 자급자족할 수 있다고 한다. 이것을 볼 때 개인적으로 유토피아의 경제생활은 공산주의적이라고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모든 사람이 농업이나 생산업에 종사하고, 개인 사유 재산은 인정되지 않고, 모든 쾌락 중에서 정신적 쾌락을 추구해야 하며, 전쟁에서 잡힌 포로들을 노예로 삼아 노예 제도도 인정하고 있다. 그래서 작중 모어는 다음과 같이 유토피아에 대해서 비판한다.

 

라파엘 씨가 이야기를 마쳤을 때 그가 설명한 유토피아의 관습과 법 가운데 적지 않은 것들이 아주 부조리하게 보였다. 그들의 전쟁술, 종교 의식, 사회 관습 등이 그런 예들이지만, 무엇보다도 내가 가장 큰 반감을 가진 점은 전체 체제의 기본이라 할 수 있는 공동체 생활과 화폐 없는 경제였다.” p143

 

토머스 모어가 제시한 유토피아도 완전한 이상 사회라고 할 수 없다. 단지 우리에게 필요한 진정한 유토피아가 무엇인지 생각해 볼 수 있는 작품이다. 어쩌면 인간은 영원히 디스토피아에서 살아갈 운명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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