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이란 무엇인가 - 진리를 찾아 나선 인류의 지적 모험에 건네는 러셀의 나침반
버트런드 러셀 지음, 장석봉 옮김 / 사회평론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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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이란 무엇인가》_버트런드 러셀

버트런드 러셀의 《과학이란 무엇인가(Religion and Science)》는 1935년에 처음 출간되었다. 원제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세계를 이해하려는 두 시도라고 할 수 있는 종교와 과학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할 것인가에 관한 책이다. 즉 이 책에서 살펴볼 내용은 종교나 과학 전반에 관한 것이 아니라, 오래전부터 오늘날까지 종교와 과학이 싸움을 벌여온 지점들이다.

먼저 신학과 과학 사이에 벌어진 최초의 주목할 만한 갈등으로 우리가 태양계라고 부르는 것의 중심이 지구인가 태양인가를 둘러싼 천문학적 논쟁으로 시작한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코페르니쿠스, 케플러, 갈릴레오 갈릴레이, 뉴턴 등이 인류의 역사에서 얼마나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지를 역사적으로 설명한다. 그리고 창조론과 진화론의 문제, 영혼과 육체, 결정론과 자유의지의 문제, 신비주의, 우주의 목적, 과학과 윤리와 같은 철학적인 문제들을 논의하고 있다.

특히 필자의 경우 기존에 관심이 많았던 부분은 5장의 영혼과 육체의 관계, 영혼의 불멸의 문제, 그리고 6장의 과학자의 인과법칙과 관련한 결정론과 자유의지의 문제였다. 서양 과학사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과학이란 무엇인가》을 읽으면서 지적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한 책이다.

#좋은문장

“종교적 교리는 과학적 이론과 달리 영원하고 절대적으로 확실한 진리를 구현할 것을 요구한다. 반면에 과학은 언제나 잠정적이고, 현재의 이론을 조만간 수정이 필요하며, 자신의 방법으로 완전하고 최종적인 설명에 도달하는 것이 논리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점을 잘 인식하고 있다.” p33

“육체가 죽고 나서도 인격이 생존한다는 것을 믿기 위해서는 기억 혹은 적어도 습관이 지속된다고 가정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동일한 사람이 계속 존재한다고 여길 만한 이유가 전혀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바로 이 지점에서 생리학과 관련된 난점이 발생한다. 습관이나 기억은 둘 모두 육체, 그주에서도 특히 두뇌에 가해지는 영향에 의해 형성된다. (…) 육체에 가해지는 영향은 습관과 기억을 만들어내지만 이런 영향들은 육체가 죽어 부패하면 사라진다. 기적이 존재하지 않는 한, 이런 것들이 내세에 자리 잡을지 모를 새로운 육체에 어떻게 옮겨가는지 이해하기란 매우 어렵다. 우리가 육체를 떠난 영혼으로만 존재한다면 어려움은 더욱 커진다.” p152~153

“내가 이 원리가 참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이해해주었으면 한다. 나는 단지 ‘결정론’에 유리하든, 불리하든 그에 대해 무엇이든 증거가 있어야 한다면, ‘결정론’이 이러한 의미를 지녀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을 뿐이다. 나는 이 원리가 참인지 거짓인지 모른다.” p163

“우주적 목적 일반에 대해서는 그 어떠한 형태의 것이든 두 가지 비판이 존재한다. 첫째, 우주적 목적을 믿는 사람은 세계가 지금까지와 같은 방향으로 계속 진화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둘째, 그들은 이미 일어난 일은 우주의 선한 의도가 표현된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들 두 명제는 모두 의문의 여지가 있다.” p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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