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흘린 눈물은 꽃이 되었다
이광기 지음 / 다연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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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흘린 눈물은 꽃이 되었다》


김현승 <눈물>

더러는
옥토(沃土)에 떨어지는 작은 생명이고저·····

흠도 티도
금가지 않은
나의 전체는 오직 이뿐!
더욱 값진 것으로
드리라 하올 제,

나의 가장 나아종 지닌 것도 오직 이뿐!
아름다운 나무의 꽃이 시듦을 보시고
열매를 맺게 하신 당신은
나의 웃음을 만드신 후에
새로이 나의 눈물을 지어 주시다.

《내가 흘린 눈물은 꽃이 되었다》는 책을 보면서 김현승 시인의 <눈물>이라는 시가 생각났다. 이 시는 사랑하는 어린 아들을 먼저 죽음의 세계로 보낸 김현승 시인 자신이 겪은 아픔과 슬픔을 쓴 작품이다. 마지막 3~6연 ‘아름다운 나무의 꽃이 시듦을 보시고 열매를 맺게 하신 당신은 나의 웃음을 만드신 후에 새로이 나의 눈물을 지어 주시다’라는 부분은 12년 만에 아들에게 쓰는 편지인 탤런트 이광기 씨의 아들을 잃은 누구도 채울 수 없는 애통함과 상통하는 면이 있다.

전날까지 멀쩡했던 아이가 신종플루로 인해 갑작스럽게 떠나보낸 이광기 씨의 아픔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다. 어린 시절 추억으로 남길 겸 찍은 프로필 사진이 한 달도 안 되어 아들의 영정 사진, 장례식이 끝난 후 아들이 갖고 놀던 장난감들, 아들의 사망 선고를 하는 날 주체할 수 없는 슬픔은 정말 본인이 아니라면 그 슬픔을 알 수 있을까!

또한 그는 아들의 사망 보험금이 입금된 통장을 안고 펑펑 울었고, 차마 그 돈을 쓸 수 없었다는 말이 공감하지 않을 수 없었다. 지인의 소개로 이광기 씨는 그 돈을 월드비전에 기부를 통해 월드비전과 인연을 맺고 월드비전 홍보대사까지 하게 되었다. 자신의 아이의 죽음을 통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찾았다던 이광기 씨가 슬픔을 극복하기 위한 과정은 만약 내가 같은 상황에 처한다면 나도 그렇게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해보았다.

“거듭 말하지만,
내 아들 석규를 통해 나눔을 알게 되었다.
석규가 나에게 커다란 선물을 주고 간 거다.” p151

태어난 아이를 보면 웃음을 짓던 날 그 웃음은 꽃이라고 할 수 있다. 그 아이가 떠나간 뒤 흘린 슬픔의 눈물은 그 꽃의 열매인 것이다. 이 책에서 이광기 씨는 그 웃음보다 눈물이 더 가치 있고 소중한 것임을 말하고 있다. 왜냐하면 그 열매는 또다시 꽃으로 태어날 테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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