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와 새 날개달린 그림책방 51
마일리 뒤프렌 지음, 테레사 아로요 코르코바도 그림, 이슬아 옮김 / 여유당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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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와 새>를 읽고
설 연휴를 앞둔 금요일 밤,
서울에서 직장을 다니고 있는
아들이 퇴근 후 집으로 오고 있다는 전화.
차가 밀려 밤 늦게 도착한다는 소식에
아들 오는 시간에 맞춰
밥을 짓는다.
비지장 끓여놓고
배춧잎 살짝 쪄 내어놓고
냉장고 문을 몇 번이나 열었다 닫았다 한다.

그리곤
선물로 받은
<나무와 새> 그림책.
따뜻하고 포근하고 정감어린 그림과
꿈을 꾸듯 써내려져간 글귀들을 마음에 담는다.

아들을 기다리며 살포시 또 펄쳐본다.

'살며시, 아주 살며시
어린 나무가 땅 밖으로 나왔어요.
처음 맞는 여름이에요.'로 시작되는 작은 나무와의 만남.

어느 날 아침,
깃 푸른 제비 한 마리 나무에 찾아와 살포시 앉고
먼 곳의 아름다운 이야기들을 들려준다.

"나도 너처럼 날개가 있다면!"
널 만난 건 행운이라며
한숨짓는 나무.

'새는 날아오르고
나무는 머물러요.
수많은 생명이 꿈틀대는
숲이 소곤거려요.'

'여우, 사슴과의 만남
그리고 또 바뀌는 계절.

다람쥐 한 마리가 어린 나무의 몸에 둥지를 튼 날
나무는 다람쥐가 겁먹지 않도록 숨을 죽이고
~중략

어린 나무가 어른 나무가 된 무수한 세월.
숲이라는 우주에서 만난 작은 속삭임을 모두 품은 따스함.
깃푸른 새가 나무를 만난게 더 행운이라며 나무의 품 속에 안기는 아름다움.

글에서
그림에서
수많은 생명들의 작고, 아름답고, 소중한 소리들을 담고 있는 그림책.

이 아름다운 축복에
나도 숨 죽이며
주변을 둘러본다.

내 어머니가 나무처럼 모든 이야기에 귀 기울이며 넉넉한 품으로 언제나 그 자리에 계셨듯이
나도 그런 나무이고 싶다.
오늘 밤 아들이 들려주는 소중한 이야기에 귀 기울이며.

그리고
<나무와 새> 그림책을 아들과 함께 이야기 나누려고 한다.
풀 한 포기, 꽃 한 송이, 아주 작은 벌레 한 마리까지
소중하게 여기며
너가 꿈꾸는 삶을 아름답게 채워나가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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