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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려 7 - 동백과 한란
김진명 지음 / 이타북스 / 2021년 6월
평점 :
"내 이름이 구부가 아니냐,
남보다 높은 언덕에 서기는 했으나
아무래도 좀 외로운 편이지?
나는 내 덕을 세상에 말하지 못했지만
그 아이는 온 사방에 신나게 떠들었으면 좋겠다.
제 품은 뜻과 이룬 덕을 천하 끝까지 달리며
신나게 외치고 떠들었으면 좋겠다.
...
온 세상 모든 백성에게 울려 퍼질
울림을 내어라! 담덕. 어떠냐"
광개토대왕이 워낙 훌륭한 왕이었기에
소수림왕이 닦아 놓은 기반이 컸음에도,
또한 그 시기에 고국양왕이
고구려의 혼을 세웠음에도,
그리 많이 알려지고 잘 알지 못한 것을
이렇게 이름에 빗대어 표현해 놓은 것 같다.
이 책은 이렇게 잘 읽어보면
은근히 은유적인 느낌이 많이 나서 좋다.
역사 속에서 잘 알려지고 다뤄지지 않았던
이련의 이야기를 구부와 담덕 사이에 놓아둠으로
더 풍성한 역사 소설의 맛을 살린 것도 좋다.
“한쪽 손에는 선홍빛으로 도드라진 동백이,
다른 손에는 은은히 흰 빛을 내다 만
푸른 한란이 들려 있었다. “
이 책의 부제목인 '동백과 한란'
이는 구부와 이련 형제를 꽃으로 비유한 것으로,
나라를 아낀 마음은 모두 한 가지지만
서로 대비되는 방식을 꽃으로 빗대었다.
한겨울 안간힘을 다해 새순을 피우고
꽃잎을 내어 마침내 붉게 물들게 하는 동백은,
고구려의 혼을 지키고 바로 세운 고국약왕을,
제가 희어질 것을 알고 물드는 한란은
동생에게 권력을 넘기고
나라를 위협하는 왜곡된 진실을 밝히려 했던
소수림왕의 방식을 나타내는 게 아닐까.
이 책이 아니었더라면 알 수 없었던 고국양왕,
좀 더 잘 알 수 있었던 소수림왕의 이야기들.
덕분에 앞으로 이어질
광개토대왕의 고구려 전성기가
더 기대되고 기다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