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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할 권리
김연수 지음 / 창비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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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의미에서 우리는 모두 여행자이다

멀게는 한세상왔다가는것이고 가깝게는 늘 어디론가 오고 가야만 살수있는 존재들이다

울고싶을때면 공항에 간다는 사람을 알고있다

그 사람은 정말떠날것처럼 짐을싸고 여권을챙기고 가스밸브를 점검하고 집을나서 공항으로 간다

그리곤 공항대합실에 앉아 하루종일 비행기와 사람들이 오고가는것을 지켜보며 영국도 가고 미국도 가고 그

러다보면 정말이지 떠나야겠다는 생각에 게이트앞까지 성큼성큼 걸어 간다

그리곤..다시 뒤돌아 공항을 빠져나온다는것이다

"왜?". "떠난다는것 단순히 여기서 저기로 간다는것은 중요하지않아 여기서 저기로 가는동안 난 전혀 다른사람이 된다는것이 중요한거지" 여행은 그래서 늘 신비롭다

정말이지 이곳을 떠나면 결국다른사람이되고 마니까 지나간 사랑처럼 다시돌아온다해도 예전과 같은 삶을 살수없으니까 그러니까 답답함일상이지만 우두커니 서서 슬퍼할필요는 없다.

어쩌면 우린 이렇게 매일매일 여행하고 있고 삼백육십오일 아니 평생동안 어제와다른모습으로 살아가고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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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도하
김훈 지음 / 문학동네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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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사이에는 늘 강이 흐른다

난 강 이쪽에서 저쪽에있는 너를 보고있다 너도 역시 그러하다

하지만 우리사이에는 늘 건너지못하는 강이 흐르고 난 이곳에서 저곳을 보며 미쳐간다

그것을 피안이라한다

세상에는 너무나 많은 말들이있다 말이있으니 글도있고 글이있으니 나를먹여살리는 책도있다

 결국 모든 것은 말에서 부터시작 된다.

하지만 그런말들도 강을 건너지는 못한다 내가 말할수있는것들 대해 말하기를 시작할때 그것은 힘을 잃기 때문이다

시인 브레히트는 진실을 말해야한다고 했다 또다른 시인 챌란은 말로부터 진실을 지켜야 한다고했다

어느것이옳다라고는 얘기할수없지만 말과 진실 그 엉킨실타래를 팽팽하게 당기고 있는 사람은 있다

그것이 김훈이다 그의글은 냉정하다 때론 차가운 눈밭위를 걷는것처럼 시렵고 때론 추락하는 이카루스의 날개처럼 나를 사정없이 곤두박질치게 한다 그의글에서는 아무리 영웅 성군 이라도 똥오줌을 싸는 비루한 인간일뿐이다

그런인간들이 아귀다툼이 곧 역사이고 삶이며 나아가 진실이라고 이야기한다

전부다 동의할수는없지만 이렇게 인간을 인간답게 발가벗기는것이 그가 말로부터 진실을 지키는 방법이란 생각이든다

또한 그렇게 차마 말할수없는것들을 말할때비로소 말은 힘이생기고 날개를달아
강 저쪽으로 넘어갈수있으리라

 

그래서 난
김훈을 읽는다
책을 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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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란 문학과지성 시인선 373
이병률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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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을 맞이한다는것은

어떤나무에 꽃이 피는것 누군가는 사랑을 시작하는것

결국 새로운 무언가와 다시 만나는것이지만

반면 그동안 정들었던것들과 이별하는 의식이기도 하다

그래서 그런지 어지간히 못난 나는 새로운것들보단 이별하는 것에 더 신경이 쓰인다

이 시집은 그렇게
멀리가는것들 그들의 뒷모습에 대한 송사로 시작이 된다

여기 한남자가 서있다 구겨진 양복에 허름한 셔츠 정리되지않은 머리에 얼마나 먼길을 걸어왔는지 상상조차되지않는 낡은 구두의 사내가 서있다

그런 사내가 안쓰러워 당신이 내미는 손을 보며 사내는 말한다

 

ㅡ 나는 말이죠 지구가 생겨날때부터 이별해온 사람입니다ㅡ.

 

누구나 혼자이지만 처음부터 혼자이지 않은 사람은 없다

예전에도 그리고 지금도 우리는 누구의 "곁"이었으며 아무리 혼자라고 외롭다고 느낀다고 하더라도 우리는 결국 그 "곁"의 주위를떠나지못하는 슬픈종족들이다

그렇기에 지구와 달의거리가 지금보다 가깝고 일년은 팔백일이었을때부터

이별해온 남자의 모습은 결국 살기위해 어쩔수없이 이 곁에서 저 곁으로 저 곁에서 이곁으로 매일매일 숨막히게 이별해야하는 인간의 모습이기도 하다

봄이다

 나무는 꽃을피우기위해 이별을하고 우리도 그 계절에 떠밀려 이별해야하는 순간이 왔다

여기 남자가 서있다 남자와의 만남은 처음만나듯 해어져야 영원할듯 잊어버려야 한다

그렇게 이별해야 우린 살수있다 자 이제 작별의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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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의 그림자 - 2010년 제43회 한국일보문학상 수상작 민음 경장편 4
황정은 지음 / 민음사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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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누구나 사랑을 하거나 하고있거나
할것이다 또 누군가를 사랑하거나 누군가에게 사랑받길원한다 사랑이란 내가 아닌 타인으로하여금 완성되기에 그자체로 지옥이기도 하다 우리는 사랑이 주는 달콤함때문에 그 지옥을 기꺼이 감수한다 하지만 언제나 우리에게 오는 사랑은 우리의 간절함만큼 달콤하지않다 달콤한사랑과 그로인한지옥같은 사랑 책제목처럼 백의 그림자 이다 책은 사랑에 빠진 두연인을 이야기하지만 흔히 우리들의 소근거림처럼 명품가방이나 커플링을 얘기하지않는다 그 대신에 대나무 쇄골 노래 같은것을 얘기한다 사랑한다는 둘의 대화는 공허하고 무의미하기까지하다 하지만 둘은 아름답다 원래 인간의 사랑은 그런것이라는듯이 사랑한다는말 한마디조차 없지만 백의 그림자처럼 있다가도 없고 없다가도 있을지모를 어쩌면 우리가 잊고있을지 모르는 진짜사랑을 하고 있기에 그 절절한 종의 기억에 눈이 부시다 . 그럼에도 비는 그쳤고 우린 사랑을 잊었다 . 2011. 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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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인을 바라보다 - 우리가 모르는 고래의 삶
엘린 켈지 지음, 황근하 옮김 / 양철북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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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책을 파는 사람인 동시에 가장 열렬한 독자이다 .

보통의 경우 사람이 책을 선택하지만 어느 특별한 경우엔 책이 사람을 선택하기도 한다

나는 그것을 사람살이 마찬가지로 인연이라고 부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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