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
김연수 지음 / 문학동네 / 200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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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말할수있다
그시절 나는 외로웠다 라고
모든 물건이 나를 노려보고 있는것 같은 캄캄한 집에
홀로 들어가는 것이 죽기보다 싫었다고
차라리 거리에서 얻어맞거나
술을 먹다가 고꾸라지거나
경찰서에 끌려가 유치장에서 밤을 새는것이 어쩌면 나을꺼라고 생각했던 지독했던 밤들
그렇게 반길새도없이 순식간에 타오르던 스무살의 불꽃들
아무리 울어도 걸어도
이해받을수없었던 나날들
그 후 변명이라도 하고 싶어
여름이면 바로눕지못하고
겨울이면 얼어버린 손가락을 빨며 여기 저기 마음두지 못하고
해맷던 몇년의 시간들
결국
스무살이 땡하면서
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
톱니바퀴는 움직이기 시작했고
다시는 멈출수가없다는것을
알았을때
나는 죽고싶지 않다 라며 돌아서던 그때
난데없이 목덜미가 환해지고
흉터에 새살이 돋아나던

나의
스무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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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분다, 가라 - 2024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제13회 동리문학상 수상작
한강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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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마지막 책장을 덮고나니 문뜩 눈 내리는 바다가 보고싶어진다

쌓이지도 못하고 곧바로 바다로 빨려들어가 녹아버리는 그럼에도 줄기차게
바다위로 내리던 눈이 보고싶다 그렇게 눈오는 밤이면 누군가의 발자국을 따라 호호거리며
걸었던 길이 그리워진다

2.
지구는 초당 30km의 속도로 자전하고 있다
또한 지구는 초당 360km의 속도로 태양주변을 돌고있다

태양은 그보다 더 빠른 속도로 태양계가 속한 은하를 돌고있고

은하는 아마 그보다더 빠른 속도로 어딘가의 "곁"을 돌고 있을것이다
이렇게 어마어마한 우주에서 나는 혼자일리없다

3.
밤 하늘이 어두운것은 빛나는 별보다 빛나지않는 별들이 많아서 이다.

어쩌면 지금도 나에게로 오고있을 그 보이지않고 볼수없는 빛들.

4.
눈도 지구도 별빛도 모든것이 원래는 하나임을 혼자가 아님을 말해주기위해 아득히 먼곳에서부터 오고있다
그때가되면 오늘같은 바람이 불것이고 그들은
나에게 말할것이다

바람이분다
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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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방기행문 - 세상 끝에서 마주친 아주 사적인 기억들
유성용 지음 / 책읽는수요일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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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오는 저녁 한 남자를 따라 길을 나섯다

그의 뒤를 쫓아 방방곡곡 낯설고 하나같이 쓸쓸한 동네를 떠돌았다

 육지에서 바다로 도시에서 시골로 우린 간혹 발길을 멈추었으나 그 어느곳에도 마음을 주지 않았다

그렇게 계절이 두번이나 변하는 동안

나는 그의 뒷모습만 보고 따라가다보니 한번도 그의 그림자를 벗어난적이 없었다

 그는 온다간다 말하지는 않았으나 결국 난 그와 헤어지게 되었다

 마지막에 간절히 그의 얼굴을 보고자 했으나 그는 보여주지 않았다.

결국 나는 보지못하는 얼굴을 보기위해 한평생을 그의 그림자속을 헤매었지만

미련하게도 한번도 그와함께걸었던 그길을 돌아볼려고 하지 않았다

이것은 고독에 관한 아주 사적인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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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하라
스테판 에셀 지음, 임희근 옮김 / 돌베개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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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는 희망보다 강하다

화는 가볍지만 분노는 무겁다

분노로인한 폭력은 때론 정당하다

분노는고민하게 한다

고민은 저항이며 저항은 창조를 낳는다

그러니. 분노하라 가감없이 미련없이주저없이 세상을 바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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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늘의 발달 문학과지성 시인선 350
문태준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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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니가. 작아졌다

내가 큰건가 아님 정말 키가 작아진건가

아마 누구는 재산이 오십억이나 있으면서 자식 키우는데 허리가 휜다던데

평생을 가난했던 우리 엄니도 날키우느라 허리가 휘어 작아졌나보다

마치 난장이같다

아들은 점점 자라서 하늘에 가까워지는데 그 아들을 먹이고 키우느라 엄니는 평생을 얼마나 머리숙여 땅만보며 살았을까

결국 엄니가 작아지고 작아져서 땅처럼 되었을때 난 비로소 엄니의 그늘이 되어주고 싶다

어디서 목숨을 사는것이 아니라 이것이 평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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