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별처럼
캐서린 패터슨 지음, 고수미 옮김 / 열림원 / 2012년 1월
평점 :
품절


밤하늘의 별을 가만히 바라본 적이 언제였던가? 어린 시절은 시골에 살아서 밤하늘의 쏟아질 듯 무수히 떠있는 별들을 바라볼 수 있었다. 풀벌레 소리와 절묘하게 어우러지는 어린 시절의 특별한 기억은 내 마음속 한 켠에 자리잡고 평생토록 그 시절을 동경하게 만들고 있다. 지금도 무심코 도심 속 탁한 밤하늘을 바라보면 어린 시절의 무수히 반짝이던 그 밤하늘을 다시 보고픈 생각뿐이다.

 

이 책을 읽고 있으면 아련한 어린 시절의 추억들을 떠올리게 한다. 아마도 시골을 배경으로 수없이 많이 떠있는 밤하늘의 별을 관찰하는 이야기에서 느낌이 통했겠지만, 이 소설에서는 이것 말고도 나의 감정을 울리게 하는 것이 있다. 소설 속의 주인공은 그다지 평범하지 않은 가정에서 자란다. 소설 속 등장인물인 엔젤과 버니는 어느 날 엄마를 따라 시골에 사는 증조할머니 집으로 가게 된다. 아무런 준비 없이 기척도 없이 엄마로부터 떨어져 버린다. 급작스런 환경의 변화는 두 아이의 인생을 한층 더 성숙하게 만드는 계기가 된다.

 

아직 어린 나이지만 그 나이에 누릴 것 보다는 책임이 더 많은 아이들. 하지만 엔젤과 버니는 아이들 특유의 긍정적인 힘으로 변화에 잘 적응한다. 이 소설 속의 등장 인물을 보면 서양에서도 남매의 관계가 우리와 사뭇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엔젤은 동생 버니를 잘 보살피며 아니 잘 키운다는 말이 맞을 것이다. 엄마의 빈자리를 엔젤이 대신 채우고 있다. 아마 이런 환경이 엔젤을 또래 아이들보다 더 성숙하게 만들었는지도 모르겠다.

 

이 소설을 희망을 잃고 좌절하는 사람들에게 왜 이 책을 권했는지 이해가 간다. 자기계발서와 같이 직접적인 권함이 아닌 책을 읽는 내내 느껴지는 은은함은 책을 덮고 나서 더욱 짙게 느낄 수 있다. 누가 인생은 어떻게 살아야 한다든지, 이렇게 살라고 말하지 않지만 두 남매의 삶에서 자연스레 터득할 수 있는 기운이다. 이 기운으로 말미암아 인생을 더 열정적으로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된다.

 

항상 소설을 읽으면 느끼는 것이지만 글 속의 은은함이 베어있다. 그 실체는 책을 다 읽고 한참 후에 느낄 수도 있고, 한 글자씩 읽어가면서 느낄 수도 있다. 아마 이 책은 전자에서 말했듯이 책 속의 향기가 은은하게 묻어난다. 그 때는 알 수 없지만 되뇌어보면 가슴속으로 느낄 수 있게 된다. 오랜만에 과거의 추억을 끄집어 낼 수 있는 기분 좋은 소설을 읽게 되었다. 아마도 훗날 다시 한번 읽게 된다면 또 다른 느낌으로 다가오리라 확신한다. 그날을 기억하며 그 속으로 빠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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