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가 너의 고민을 들어 줄 거야 - 직업, 진학, 공부, 친구, 가족, 그리고 세상. 고민하는 십대를 위한 영화 힐링 에세이 십대가 알고 싶은 세상의 모든 것 시리즈
이다혜 지음, 민효인 그림 / 가나출판사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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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가 너의 고민을 들어 줄 거야

 

 

살아가면서 일상생활 속에 만나는 고민들을 영화의 어깨에 기대어 치유하도록 저자는 조근조근 이야기를 들려주는데, 술술 재미있게 읽어가다가 영화 <화차>, 이 대목에선 나는 생각과 상상의 날개를 펼친다. 흙수저와 금수저라는 단어가 나오는 순간, 두 눈이 둥그렇게 커진다. 요즘 흙수저로 태어난 세대들뿐만 아니라, 남녀노소 온 국민이 앞뒤를 가리지 않고 대출을 받아쓰는 형편이라, 그것이 허물이라고 생각해본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경제적으로 여유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할부를 밥 먹듯 일상생활이 되어버린 지금, 우리는 돈의 유혹을 이기지 못해 영화 <화차>와 같은 상황을 우리 주변에서 종종 쉽게 볼 수 있다. 몇 년 전 친정아버님께서 시골서 친구의 사정이 딱해서 빚보증을 서신 일이 있었다. 아버지 친구는 부잣집 아들로 태어나 평생 호강을 하며 살던 사람이었다. 흥청망청 늘그막해서까지 흥청망청 살다가, 정신줄 놓은 채 대출을 끌어다 썼다. 흥청망청 그가 썼던 돈은 동네 분들을 빚보증 세우고 대출한 돈이다.

 

그가 야반도주를 하고 난 후에 아버지와 마을 사람들은 집과 땅을 날렸다. 평생 먹지도 않고 입지도 않으면서 모은 돈, 자석들이 용돈 쓰라고 줬던 돈까지 살뜰하게 모아 간신히 마련했던 땅을 한순간에 날렸다. 보금자리와 터전을 잃어버린 사람들은 결국 그 마을을 떠났다.

 

그 사람은 도회로 나가서도 역시 흥청망청 남의 돈으로 생활하다가 돈이 다 떨어진 후, 이리저리 떠돌다가 결국 병들어 국립병원에 입원해 있다는 소식을 들렸다. 가족들이 고소하자고 하니까 아버지는 불상하다고 그냥 내버려두라고, 사람 좋은 소리를 하셨다. 죽어서도 고향땅이 묻히지 못한 그 사람, 한 사람 때문에 동네 전체가 태풍에 모두 가산을 날려버린 사람들은 사실 죽지 못해 살아간다. 어떤 이는 생병이 나서... 충격으로 돌아가신 분도 계시고, 실의에 빠져서 하루하루 술로 사시는 분도 있고, 어떤 분은 노숙자 모양 객지를 거리로 떠돈다는 이야기도 들렸다. 마음 같아선 그의 자식들을 찾아가서 멱살을 부여잡고서라도 빚을 받아내고 싶었다. 더구나 황당한 것은 그의 자식들이 여전히 부잣집 아들딸로 떵떵거리며 도회에서 산다는 사실이다. 기가 막힐 노릇이다.

 

하나둘 쓰러져가던 그 생지옥, 뱀보다도 더 교활하던 그, 반지르르하게 차려입고 다니던 양복과 반짝반짝 빛나던 자가용차, 시골살림살이에 택도 없었을 것이라는 것을 불 보듯 뻔했는데, 그때 사람들은 왜 아무도 그를 의심한 사람이 없었을까?

 

영화가 인간의 삶과 세상을 통찰하고 꿰뚫어 볼 수 있게 생각을 길러준다는 것은 대단한 일이다. <워낭소리>란 영화를 보면서 충청도 시골 한 구석에 살고 계시는 부모님을 떠올리게 해주고, 효도해야지하는 마음, 땅을 두 눈을 시퍼렇게 뜬 채 빼앗겨야 했던 아버지와 마을 어른들 억울함이 떠올랐다. 이렇게 인간의 삶과 시대상을 떠올리며 영화를 볼 수 있다. <다빈치 코드>를 보면서 세상의 수많은 음모론에 대해 들추는 저자의 이야기를 기울이다가 문득, 작년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는 영화를 읽어내려가다가, 나의 20년 후 직업은 무엇일까란 생각을 한다,

 

저자는 지금 더 이상 살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면 <그래비티>의 영화를 보란다. 우주에서 마음의 길을 잃고 귀환을 망설이던 주인공이 지구로 귀환해올 때 그 느낌, 우주에서 미아가 되었을 때의 그 느낌, 세상은 살아보면 좋은 일도 있고 나쁜 일도 있고 그 자체가 살아있음에 감사라는 말을 잊지 않는 저자.

 

나쁜 기운이 닥칠 때 긍정적인 마음으로 바꾸는 것은 참 중요하다. <영화가 너의 고민을 들어 줄 거야>라는

책을 읽는 동안 그 영화를 보면서 일상에서 부딪치는 험난함에 대한 두려움, 불안함, 암담함 같은 부정적인 생각들을 훨훨 날리고 씩씩하게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다면, 그 보다 더 좋은 해결사는 없을 것이다.

 

우리가 사회생활을 하면서 부딪치는 여러 가지 고민을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영화<명량>을 보면서 느꼈다. 어려운 처지에서도 수많은 배들을 12척의 배로 무찔렀던 용감함, 온 백성이 다 힘을 합쳐서 거북선을 만들어 왜구를 무찔렀던, 그 진인사대천명의 살신성인의 마음은 지금까지도 대대손손 내려오는 아름다운 이야기이다. 명량을 보면서 일본에 대한 울분을 마음껏 발산할 수 있어서 행복했다.

 

가슴이 답답할 때 영화를 보면 꼭 한 가지 이상씩 무언가 감동과 더불어 배우는 것이 있다. 명량을 보면서 불굴의 의지, 포기라는 것을 모르는 이순신을 보았다. 거기서 나는 쉬이 포기했던 자신을 깨닫고 입을 꼭 다물고 두 주먹을 불끈 쥐는 자신을 발견한다. 책을 읽고 자가 발전한다면 그것은 성공이다. 마음 치유되는 것을 너머 자가발전한다는 것은 대단히 소중하고 귀한 일이다.

 

이 책을 읽는 동안 영화테라피라는 말이 떠올려졌다. 특히 5장 선생님, 성적, 학교 다 내 맘 같지 않아...chapter에선 공부를 해도 성적이 오르지 않아, 어떻하지라는 주제 아래 내용을 읽으면서 내 딸아이가 떠올랐다. 아이와 <슬럼독 밀리어네어> 영화를 봐야지 하면서, <슬럼독 밀리어네어>를 검색하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했다. 영화로 인해 성적으로 인해 쌓인 스트레스를 풀고 마음껏 웃고 수다 떠는 아이를 보여주고 싶은 것이다.

 

친구에게 배신당했을 때, 짝사랑을 하고 있을 때, 더 이상 살고 싶지 않을 때, .... 이런 식으로 고민으로 방황하는 우리들의 영혼을 달랠 수 있는 영화를 저자님은 소개 한다. 죽 읽어가는 동안, 아이와 함께 볼 영화 제목들을 적었다.

 

책의 구성스타일이

- 추천영화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2013, 감독 벤 스틸러

- 이럴 때 이 이 영화 : 장래 희망을 떠올리다보면 이 직업이 언제까지 있을지 잘 모르겠어서 자신이 없어질 경 우, 엄마와 아빠가 정해주는 장래 희망 말고 나 스스로 길을 찾고 싶은데 막막하기만 할 때

- 출연 배우 및 등장인물 : 벤스틸러 (월터 미터 역) : 잡지 <라이프>에서 16년째 일하고 있다. 평범한 샐러리맨인 그는 다소 소심한 성격 때문에 좋아하는 여자에게 쉽게 고백르하지 못하고 망설이기만 한다.

 

- 어떤 영화야

- 어떻게 볼까?

- 영화보고 생각하기

식으로 구성해서 영화를 소개하고 있어 술술 재미있게 책장을 넘겼다.

 

책 자체가 가독성있게 구성되어 있어 딸아이 책상에 놓아주었다. 평소 영화를 좋아하는 아이라 당연 책장을 열었다. 아이가 이제 막 사춘기에 접어들어서 이 책이 많은 도움을 줄 것 같다. 물론 나도 영화를 자주 보는 편이다. 우리 집은 영화테라피를 오래전부터 하고 있었던 것이다. 딸아이와 함께 이 책에 소개된 영화들을 하나둘 즐겁게 찾아 보기 시작했다. 행복한 일이다. 영화 좋아하시는 마니아뿐만 아니라, 이 땅에 고민과 스트레스 많이 쌓인 채 살아가는 모든 분들께 추천들이고 싶다. 살아가는 일이 고민 속에 파묻혀 사는 일이니까 아이도 책을 읽으며 두 눈을 반짝거린다. 굉장히 좋아하는 영화가 책에 나온다고, 반가워하는 표정이 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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