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어 맑스 - 엥겔스가 그린 칼 맑스의 수염 없는 초상
손석춘 지음 / 시대의창 / 2018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디어 맑스

 

 

 

 

디어 맑스를 받아들면서 학창 시절에 칼 맑스의 자본론라는 책을 빌려다보았던 기억이 있는데, 그가 주장했던 것들이 그렇게 감명 깊게 가슴에 남아 있는 것이 있었나 싶다. 왜냐하면 당시 그 책을 읽는다, 쉬운 듯 하면서도 너무나 딱딱하고 재미가 느껴지지 않았다고나 해야할까? 그러다가 이 책을 만나니 새삼 반가웠다.

 

책의 구성은 “”1부 악마가 된 랍비, 2부 알려지지 않은 걸작2부로 목차가 구성되어 있다. 맑스의 자본론은 자본의 속성과 축적의 비밀에 대해 명쾌하게 설명했던 기억과 함께, 기업을 경영하는 사람, 정치를 하는 사람, 부자가 되고 싶은 사람, 직장을 다니는 사람, 대학생들, ... 이 사회를 살아가면서 한 번쯤을 읽어야 하는 것 아닌가? 당시 생각했던 것으로 기억이 된다. 대학 때 교수님께서 하시던 말씀이 생각났다. 맑스가 말하던 공산주의가 이 세상에 정말 실현된다면, 그것은 정말 지상의 낙원 그 이상일 것이다. 그러나 소련에 레닌이 천명했던 공산주의는 맑스가 이야기하는 공산주의가 아니라, 레닌과 그 아래에서 일하는 사람들에 의해 만들어진 공산주의는 맑스의 공산주의가 아닌, 변질되어버린 사상이라던 말씀이 아주 오랫동안 남아있다. 이 책은 맑스에게 편지를 쓰는 형식으로 만들어진 소설이다.

 

덥수룩한 그의 수염으로 뒤덮인 얼굴을 모니터로 들여다보면서 참 우아한 남자다란 생각을 한다. 수염을 그렇게 멋스럽게 길러 자신의 풍모를 당당하게 세상에 드러내며 사는 그, 자본론을 읽어보면 참 많은 생각들로 가득 찬 그의 머릿속을 들여다보는 듯 까마득해지는 것은 나만일까? 그는 정말 자본주의를 너무도 잘 들여다보고 있었다. 평등하지 못한 분배, 부익부, 빈익빈을 너무나 잘 표현했다는 생각을 한다. 특히 신자유주의 경제, 이명박에 의해 불평등 분배로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는 대한민국 현실을 너무나 잘 표현했다는 생각에 놀랄 놀자이다.

 

거기다, 금수저, 은수저, 흑수저란 자본주의 나라에 살고 있는 사람들을 분류하는 유행어가 확산되고 있는 대한민국에, 그가 나누던 계급의식, 그것 또한 기가 막히게 맞아떨어져서 소름이 끼칠 정도란 생각을 한다.

 

길고긴 글을 엥겔스가 친구 맑스에게 보내는 형식으로 맑스의 사상을, 자본론을 다 이야기하는 듯해서, 술술 읽어 내려갔다. 이 책의 주인공인 엘겔스가 내가 만일 달라이 라마라면, 자네는 붓다일거야라는 한마디에 기절초풍이었다. 사실 진짜 맑스의 자본주의는 노동자를, 가난한 자의 고민을 생각하지 않았으면, 밑바닥에 사람들을 사랑하지 않았으면 그런 책을 그는 정말 써내지 못했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맑스는 붓다이다란 엘겔스의 말에 나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인다.

 

엥겔스와 칼 맑스는 <공산당선언>을 공동 집필했단다. 엥겔스는 맑스의 뒤에서 경제적 지원을 했고, 맑스가 죽은 뒤 자본론에 대한 해설을 통해 이 책에 관심을 쏟게 하고 이 책이 그들의 성서라는 생각을 불어넣은 사람이 바로 엥겔스란다. 두 친구는 공동의 견해를 가지고 있으면서 서로 의존하면서 서로 격려하는 사이였다. <오이겐 뒤링 씨의 과학변혁>(1978) 책으로 맑스의 사상을 선전하는데 기여했는데, 엥겔스 혼자 이 책을 썼단다. 이 책은 독일의 사회민주주의자들 사이에서 맑스가 차지하고 지위를 빼앗으려고 위협한 베를린대학교 교수 카를 오이겐 뒤랑의 영향력을 분쇄했다. 맑스가 죽은 뒤 맑스의 사상에 관해 제 1의 권위자로 활동했단다. 어떤 학자들은 엥겔스가 맑스의 사상을 왜곡했다 말하지만, 정작 맑스 본인은 엥겔스 때문에 자신의 관념과 견해가 중요하게 왜곡되었다 느낀 적이 없었단다.

 

맑스가 엥겔스 부인 메리가 죽었는데도 무심했던 것을 서운해 이들의 우정에 위기가 찾아왔었으나 맑스가 엥겔스가 나중에 리지와 살 때, 알뜰살뜰 리지에게 인사말을 붙이면서 세심하게 주의를 기울였단다. 엥겔스와 맑스는 맑스가 죽을 때까지 서로 사상을 공유하는 친구로서맑스에게 엥겔스는 경제적 지원을 해줬고, 맑스의 사상을 대중화하는데 힘썼다. 맑스가 죽은 후에도 그의 사상에 대한 제 1 권위자가 되었다.

 

두 사람의 우정으로 태어난 맑스의 자본론은 어쩌면 성서만큼이나 지구에 살아가는 사람이란 생명들에게는 축복이 아니었을까 생각하면서 책장을 덮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