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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니와 마고의 백 년
매리언 크로닌 지음, 조경실 옮김 / 해피북스투유 / 2022년 11월
평점 :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2/1209/pimg_7048562343661193.jpg)
두 사람의 백년이라 하면 보통 오랜 시간을 함께해서 영원할 것을 기약하면서 쓸거라고만 생각했다. 제목과 표지만을 봤을 때는 그랬다. 100이라는 숫자가 나온 기원이 신박했다. 합친 나이, 살아온 시간의 합이 백년이었다. 그것도 어마어마한 나이차이의 두 사람. 가족으로 할머니와 손녀라도 이런 소울메이트가 되기는 어려울 것이다. 혈연을 훨씬 초월하는 것으로 두사람을 이어준 것이 죽음 이었다.
죽음을 목전에 둔 사람들의 공간에서 벌어지는 갖가지 상황들, 곁을 지키는 사람들의 모습, 딜레마 같은 순간들로부터 생각할 거리들이 생겨난다. 죽음이라는 필연적이면서 삶의 모든 것이 소멸하는 과정을 눈앞에 두고 인간이 표출하는 다양한 모습을 겪게 된다. 죽음에 대해 두렵고 나쁜 존재로만 인식했을 사람들에게 이 책은 다른 관점을 가질 수 있게 도와준다. 살아있는 사람은 누구나 겪는 자연스러움에 담담함도, 어린 나이에 두려움도 납득할만한 것이었다.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2/1209/pimg_7048562343661195.jpg)
삶에 정답이 없음을 뼈저리게 느끼는 요즘, 레니와 마고의 삶의 이야기가 더욱 먹먹하게 다가왔다. 더 많은 젊음을 누리지 못하는 안타까움, 하지만 더 많은 시간의 삶은 총합으로 따져보면 더 불행이 커서 안쓰러울 수도 있지만, 지나고 보면 그마저도 여느 인생의 순간이어서 나이 든 마고의 그림이 어린 레니에게 남다른 인상을 주었을 것이다.
우리는 평소에도 마음같이 행동하지 못할 때가 많다. 심리적인 무언가 복잡하게 얽힌 탓에서 오는 갈등, 그렇지만 오히려 유한한 삶을 더 뼈저리게 느끼는 이들이 그동안 가졌던 추억들, 계속 만나고 스쳐가는 지금의 순간들을 어떻게 특별하게 채우는지 볼 수 있었다. 죽음 자체가 가지고 오는 슬픔떄문에라도 숨이 끊어지는 직전의 순간까지 행복해야 함을 역설한다. 언젠가 겪게 될 죽음 앞에서 어떤 마음가짐과 행동이 필요한지 시대를 초월하는 교감에서 엿볼 수 있었다.
*네이버 독서카페 리뷰어스클럽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