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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이 몰려온다 - 높아지는 해수면, 가라앉는 도시, 그리고 문명 세계의 대전환
제프 구델 지음, 박중서 옮김 / 북트리거 / 2021년 11월
평점 :

가끔씩 tv에서 환경파괴의 심각성을 일깨워주는 차원에서 단골로 보여주는 장면이 있다. 바로 엄청난 크기의 빙하가 무너져 내리는 장면, 북극곰이 위태롭게 떠다니는 얼음을 건너는 장면, 눈이 녹아 맨땅이 드러나는 북극의 모습. 지구상 최고의 휴양지라는 몰디브가 향후 물에 잠길 거라는 이야기를 들은 지 꽤 지났다. 그 역시도 지구온난화로 인한 해수면 상승을 경계하자는 의미로 던져진 말일 텐데 씨알도 안 먹혔으니 여전히 몰디브는 위태로운 거겠지.
우리나라만의 고유한 장점이라 여겼던 사계절이 사라진 기분도 든다. 여름 뒤 바로 겨울이 오고, 적당한 날씨의 봄과 가을이 어디 숨어버린 것 같다. 무엇보다 더 심각한 것이 지구상 위치에 따라 더 큰 피해를 입는 지역이 있다. 전 지구적인 재앙에서도 이렇게 지리적인, 심지어 부에 있어서의 불평등까지 존재한다는 슬픈 현실도 있다.
지구에 대해 배울수록 하염없이 넓은 우주에서 어떻게 이런 걸작이 나왔을까 싶을 정도로 정교한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빙하가 있는 곳의 찬물이 바람 타고 내려와 바람이 없이 더운 지역과 섞이며 열을 교환하면서 위조에 따라 날씨를 만들고 거기에 오랜 세월 동안 인간이 적응해 살아왔다. 인간은 진보하면서 인위적으로 열을 더 뿜어댔고, 시스템에 무리를 준 탓에 그 영향을 고스란히 받는 것이다.

앞으로 몇 년 뒤에 무슨 일이 벌어진다는 것에 더 주의를 기울일 이유가 없다. 이미 우리는 오래전에 예견한 그 시점에 도달해서 피해를 이미 입고 있다. 앞으로 계속 더 큰 게 올 것이다. 다양한 오염 물질 가운데 황이나 질산 등의 물질은 해결책이 있지만, 이산화탄소나 메탄류는 다르다. 당장 이산화탄소 배출을 멈춘다고 해도 이미 대기 중에 머물면서 계속해서 지구를 데울 것이라고 한다. 그 양은 인류가 수 천년 뒤 멸종하고 나서도 남아있을 수 있다고 한다. 얼마나 끔찍한가.
코스모스에서 인류가 넓은 우주로 나아갈 생각을 안 하고 자기들끼리의 이권다툼으로 군비에 천문학적인 돈과 인재들의 역량을 투입하는 것을 비판했다. 지금 기후 재앙도 마찬가지다. 어느덧 수 십 년째 경고를 해도 당장의 욕망과 이익을 쫓아 온난화를 부추기고, 위험하게도 바다 근처로 보금자리를 잡고 있다.
이제 와서 각국이 esg, 탄소중립 등을 내세우는데 그마저도 여의치 않다. 곧바로 여기저기서 부작용이 드러나고 있다. 이미 우리는 편리함과 그릇된 진보에 익숙해져 버렸고, 온난화를 부추기는 관성을 거스르기 역부족인 상태다. 그렇다고 손놓는 것이 더 최악을 불러오니 이렇게 경각심을 복돋우는 책들이 나오는 것이 아닐까. 개인이 할 수 있는 범위가 있고, 단체차원에서 정부차원에서, 여러 국가들의 협력차원에서 할 수 있는 규모의 일이 있다. 결국 인류는 늘 그랬던 것처럼 극복할 것이라는 급작스런 희망회로를 돌릴 수 밖에 없다. 그러면서 나 스스로는 알릴 수 있으면 알리고, 당장 개인이 실천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해보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리뷰어스클럽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