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의 철학 [완독 리뷰]

불안의 철학 - 실체 없는 불안에 잠식당하지 않고 온전한 나로 사는 법
기시미 이치로 지음, 김윤경 옮김 / 타인의사유 / 2022년 6월

제목을 처음 봤을때 어떤 느낌이었냐면, 불안에 대해서 뭔가 중요한 걸 작가가 알려주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들었다. 불안이라는건 언제든 만나게 되는 것이고, 그때마다 어쩔 수 없이 당해야하는 것이었는데, 잠자코 당하지만 않고 맞설 수 있는 해결책을 알려줄지, 의미있는 본질을 깨닫게 해줄거라는 기대, 더군다나 작가가 기시미 이치로, 심리학에 관해서 믿을만한 분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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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에 가만히 있으면 생각이 많아서 그만큼 불안에도 많이 휩싸였다. 불안 장애까지는 아니지만, 불안감이 들면 컨디션에 지장을 줘서 해야 할 일을 못 하게 된다. 요즘도 휩싸인다. 현재 직장에서 1인몫에 대한 불안이다. 아직 시작이다. 괜찮다 해도 괜히 스스로 더딜때면 왜 꾸물거렸을까 속도가 안 났을까 자책한다. 기한에 못 맞추는 일이 생기면 어떡하지. 기한을 미룰 수 있는 것, 그럴 수 없는 것에 따라 우선순위를 두지만 나중에 그러다 기한을 못 지키는 일이 생기면 어떡하지. 오지도 않았고 올지 어떨지도 모르는 것에 어쩌면 쓸데없이 존재를 만들어 키운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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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에 관한 영상들 중에 발견한, 해결하는 방법 중 하나가 과거로부터 비롯된 것과 현재 벌어지는 것과 앞으로 일어날 것 같은 일 어느 것과 관련되었는지 따져보라고 한다, 거기서 과거와 미래의 것은 지우라고 한다. 전자는 어쩔 수 없는 것이고, 후자는 확실하지 않기에 당장 명확한 현재의 불안요소에 집중하라고 한다. 글로 써보는 방법도 있다. 구체적으로 내가 무엇이 불안한지. 어떤 일이 벌어질지 두려워하는지, 막을 방법은 없는지 적다 보면 해결된다. 대부분은 해결이라 할 것도 없이 심각한 문제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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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를 불안하게 만든 것은 내가 그것에 대해 '왠지 그럴 것이다'고만 생각 하고, 왜 그런지 정말로 그럴지 제대로 따져보지 않았다. 불안요소마다 명확하게 생각하는 버릇을 들이고 나니 평소 불안감을 만든 부분이 많이 해소되었다. 지난날의 패착을 되풀이하는 것 아닌가 그로 인한 불안이 생겼을 때 재빨리 종이에 하나하나 적어봤다. 이미 계획한 것보다 밀린 것은 어쩔 수 없으니 팽개치고, 앞을 어떻게 할지. 조금 힘들어졌지만 현실적으로 내가 목표한 바대로 해내는 것은 가능은 해 보였다. 그에 따라 거꾸로 쪼개고, 다음 목표를 위해 지금 빨리 완료해야 하는 것들을 정리하다 보니 답이 나왔다. 불안함은, 그래서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할지 몰라서도 생기는데 이렇게 정리한 끝에 오늘 할 일과 내일 할 일까지 정해지니 안심이 되었다. 무엇이든 불안하고 해소하고 싶다면 각 잡고 앉아서 적어보기 바란다. 그리고 어떻게 할지 쪼개고 분석하다 보면 답이 나올 것이다. 궁극적으로 지금 당장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정해지면 대부분 불안은 사라질 거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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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보이는 실체가 있거나 확신이 있다면 불안도 만만해진다. 충분히 했더라면, 그래서 확신이 있었다면 불안을 느끼지 않았을거라 생각한다. 토익시험을 칠 때 그랬다. 필요한 점수를 어지간해서는 받을 수 있다는 확신이 드니 시험장으로 가는 내내 발걸음도 가벼웠다. 심지어 방송에서 안내하던 오디오 사고가 실제로 일어났는데, 아마도 점수가 필요했던 몇몇 사람들은 흥분하고 당황했지만 나는 아무렇지도 않았다. 그만큼 자신이 있었다. 내가 원하는 결과가 이미 정해져있다는 확신 때문에. 그래서 불안에 관한 궁극적인 해결책은 확신에서 찾을 수 있는 것 같다. 실제로 있으면 더 좋고, 스스로 만들 수 있다면 매우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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