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의 수법 - 살인곰 서점의 사건파일 하무라 아키라 시리즈
와카타케 나나미 지음, 문승준 옮김 / 내친구의서재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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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카타케 나나미 시리즈 중 단편모음이자 최신작 '불온한 잠'에 이어서 장편으로 넘어오니 기대와 우려가 동시에 느껴졌다. 짧은 단편 하나하나에서도 작가가 겹겹이 쳐둔 반전과 트릭들이 여기서는 얼마나 어우러져 있을까. 책에서 통째로 다루는 게 하나의 사건이라면, 물론 명탐정 코난처럼 옴니버스 같을 수도 있고, 별별 생각이 들었는데, 한 사건이 애피타이저처럼 마무리되었다. 마치 추리 애니메이션 극장판처럼 대충 주인공의 추리력을 한번 선보여 주고 본 내용에 들어가는 식이었다.

재수가 어떻게 옴 붙어서 사건을 발견하고, 다 커서도 어릴 적 할머니 말씀이 생각나는 바람에 사선을 맡게 되는.. 탐정으로서는 일복이 있는 거지만, 그동안 봐온 추리물에서의 탐정들과 비교하면 매우 현실적이었다. 이것이 작가가 그리는 주인공 하무라 아키라만의 독특한 매력이다. 추리력을 빼면 우리와 전혀 다르지 않다는 것. 어떤 변을 당하면 크게 위기감이 안 느껴진다. 간혹 스토리의 급격한 흐름의 시발점인 경우도 있지만 아닌 경우가 너무 흔하게 당해서 그런가.

또 하나 현실적인 것은, 이 책은 무대는 전체적으로 하무라의 일상적인 나날이다. 사건을 맡고, 해결하고, 또 하나를 맡고 그런 어찌 보면 탐정의 일상이랄까. 단번에 해결되지 않고, 혼자서 하기 어려워서 주위에 도움을 받고, 그 시일 동안 또 다른 의뢰가 생긴다. 읽는 내내 기대한 것은, 책의 제목 '이별의 수법'이라는 게 공통적으로 녹은 사건들일지, 별개로 보이는 사건들이 서로 이어져 있을지다. 어떤지는 노코멘트하겠다.

추리물을 많이 본 덕에, 예상대로 몇몇 인물들이 이후 엉뚱한 지점에서 다시 등장한다. 스케일이 커진다 싶으면 덩달아 긴장이 고조되다가도, 결국 다시 처음부터 가까운 곳에 답이 있지 않을까 의심한다. 추리물을 많이 본 사람대로, 아예 처음인 사람대로 다른 매력을 느낄 것 같다. 풍성한 묘사에 쉽게 그려져서 술술 읽히고 긴박한 심리의 흐름에 몰입해서 페이지가 금방 넘어간다. 추리소설은 거의 손도 안 댔는데 선호하는 도서 장르에 추가되었다.


*리딩투데이 미스터피맛골 지원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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