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인권운동가 소파 방정환 - 기발한 기획과 초대형 행사를 이끈 문화혁명가
민윤식 지음 / 스타북스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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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아이들을 좋아합니다. 아파트를 거닐다가 놀이터에 뛰어노는 아이들을 보면 그런 생각 해요. '착하게 커야 할 텐데' 급식카드를 부끄럽게 내밀거나 들고 배회하는 어린이들 보면 가슴이 아픕니다. 적어도 아이들은 배고프지 않고, 누구한테 맞지 않았으면 좋겠거든요. 이런 마음은 항상 품어도 이를 반영한 실천은 거의 없습니다. 하지만 아마 같은 마음이었을 거라 기대하는데, 지금보다 어지럽고 우리 민족에게는 특히 어두웠던 시기에 열정적으로 행동한 사람이 있었습니다. 바로 소파 방정환 선생님.

여러분은 모르겠지만 저는 방정환 하면 어린이날 만든 사람으로 밖에 몰랐습니다. 그는 엄연히 독립운동가였습니다. 이 책은 방정환의 일대기를 그의 행적이나 업적들이 남은 사료와 기록들을 모은 책으로 500페이지 넘는 분량으로 상당히 두껍습니다. 대체 그에 대해 어떤 내용들이 얼마나 실렸을지 고작 어린이날을 만든 사실만으로는 빙산의 일각은커녕 얼음 알갱이조차 안될 정도지요. 그렇다면 그가 오래 살았느냐. 방정환 선생님은 불과 33살의 나이에 요절하셨습니다. 그가 평생에 얼마나 많은 독립운동을 위해 힘쓰고 어린이 인권을 위해 많은 일을 해냈는지 역설하는 부분입니다.

제가 본 이 책은 전기와 평전의 성격을 같이 가지고 있다고 보았습니다. 전기적인 요소는 앞서 말씀드린 대로 방정환의 삶과 업적을 낱낱이 소개합니다. 책에 실린 자료들은 상세히 그를 뒷받침하면서, 동시대에 연결고리를 가진 다른 위인들의 행적까지도 드러나서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평전으로써는 저자가 현재 그에 대해 잘못 평가된 부분을 기록을 근거로 고쳐주고, 전해지지 않는 부분들을 기억될 수 있도록 서술하셨습니다. 단순히 어린이를 예뻐해서가 아니라 그들이 자라서 이 나라의 미래가 되는 만큼 소중한 존재임을 인식시키고자 했습니다.

안창호 선생님 등 다른 비폭력 독립운동가 못지않게 많은 노력을 기울이신 방정환 선생님이 왜 이토록 알려지지 않았을까? 우리의 무관심도 있었겠지만, 사회주의에 발 들였다는 잘못된 인식으로 저평가 받은 탓도 있었습니다. 그에 물든 것은 아니었지만, 한편으로는 역사의 소용돌이에 치여서 왜곡되고 축소된 기억으로 남는 것 자체가 비운으로 여겨졌습니다.

올해 돌아가신지 90주기를 기념해서 나온 이 책을 통해 그저 어린이날 만든 사람으로서만이 아닌 위대한 독립운동가이자 어린이 인권운동가로서의 방정환으로 사람들의 기억에 각인되길 바랍니다.


*리딩투데이 카페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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