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록 - 정세균 에세이
정세균 지음 / 이소노미아 / 2021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에세이를 좋아하지만, 정치인이 쓴 거라면 살짝 경계될 수 밖에 없다. 에세이든 자서전이든 정치는 입장 차이가 있고, 관점에 따라 다르게 보이기 때문이다. 물론 한 쪽이 더 진솔할 수도 있지만 왜곡될 여지도 있는 것이니까. 미디어 등으로 밖에 접할 수 없는 영역 외에서 일어나는 일의 경우 특히 그렇다.

하지만 너무 이런 생각을 계속 품으면 의심에 삐뚤어진 시각으로 책을 잘못 읽을 수 있으니'본인이 그렇다는데'라는 생각으로 가볍게 읽었다.

장황하고 서사적이지 않고 짧은 단편들의 모음이어서 부담되지 않았다. 들어는 봤지만 깊이 신경 쓰지는 않았던 사안들도 다시 되새겨볼 기회를 얻었다. 행동은 정치인으로서 결단력 있게 했었고 책을 통해 회상하며 자기 생각을 표현하는 것은 평범한 에세이스트가 하는 듯 진솔했다.

일각에서는 대선후보로 나설 것이 예상되는 사람으로서 홍보의 의도가 섞여있다면 볼 수도 있을 텐데 만일 그렇다면 효과적인 수단이라고 본다. 독서를 하면서 저자와 대화하게 된다. 요런 디테일한 에세이가 나중에 대선후보들이 나왔을 때 그들의 철학이나 사상을 가장 깊숙이 들여다볼 효율적인 수단일 수 있을 것이다.

당연히 왼쪽으로 좀 기울었지만 오른쪽에서 볼 때 크게 불편하지 않았다. 물리적으로나 심리적으로도 거리가 먼 보통 정치인 중 하나였던 정세균 현 총리에 대해 깊이 관찰하고 이해할 수 있는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