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야 언니에게 소설Q
최진영 지음 / 창비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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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다가 조금 놀란 것은 제목의 '이제야'가 비로소, finally, at last가 아닌 사람 이름이었다는 것. 날짜가 시간 순서대로 가지 않는 복잡함이 있지만, 그리는 묘사와 주고받는 대화체는 읽는 데에 속도감을 준다. 방심하다가 머리를 세게 얻어맞는 순간이 여럿 있었다. 그렇게 이 책은 평온하면서 가끔 날카롭다. 현실 그대로 잔인하지만 따뜻함도 있다. 명사들의 메시지나 책에서는 종종 항상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라고 한다. 특별한 사연이 있거나 상황에 놓인 사람들을 보면 이따금씩 나는 행운아라 느낀다. 그것에 감사할 뿐, 그렇지 못한 이들에게는 어떤 말도 생각도 함부로 가질 수는 없다. 순수한 내 마음 그대로의 따뜻함이 잘 전달되길 조마조마하며 감히 위로를 건넨다. 그 역시도 내가 선택적으로 받은 행운에 감사함을 표현하는 방식이라고 생각한다. 누구에게든 어떤 일이든 충분히 일어날 수 있다. 단지 나에게 일어나지 않았을 뿐. 주위에는 그러한 고통과 아픔을 만나는 사람들이 있다. '아픔이 길이 되려면'이라는 책을 읽으면서 안다고 생각했지만 알지 못했다고 깨달은 피해자의 고통, 그들을 바라보는 데에 나도 모르게 있었던 여러 가지 프레임들을 마주했다. 우리는 사사로이 착한 짓 나쁜 짓 모두 저지르기 마련이다. 그러나 성숙해진다면 그때마다 성숙한 만큼 타인을 생각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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