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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국을 설계한 사람들 - 제2차 세계대전의 흐름을 바꾼 영웅들의 이야기
폴 케네디 지음, 김규태.박리라 옮김 / 21세기북스 / 2015년 7월
평점 :
품절
냉철한 역사 분석가인 폴 케네디가 의외로 2차대전만을 주제로 저술했습니다.
제목이 다소 생소합니다. Engineers of Victory 를 제국을 설계한 사람들로 번역할게 아니라, "2차대전 승리에 기여한 사람들"로 의역하는게 맞을듯합니다.
아시다시피 폴 케네디는 전문 군사연구가가 아닙니다. 하지만 누구보다 합리적이고, 사람들이 잘 못보는 역사적 사실들에 대한 배경과 결과 분석에 탁월한 학자입니다.
책에 분명히 적었듯이 지금까지 나온 서적들은 단순히 전투와 전쟁에서 승리한 과정과 결과만을 나열하여서 일반독자들이 오해하기 쉽고, 놓쳤던 중요한 사실들을 자신이 알리고 싶다고 했습니다.
연합군이 진정으로 승리할수 있었던 중요 요인이지만 그동안 무시되어온 사실들을 서술했습니다.
서방이 우세할수밖에 없던 문화의 중요성
추축국들은 중요한 의사결정과 지휘권이 무능한 절대독재자(독일)나 독점세력 (구일본)에 귀속되면서 본원적 리소스를 소진했고, 반면 미국의 루즈벨트는 유능한 중간자들에 전권을 위임하여 아놀드(공군), 킹(해군),마셜(육군), 해군건설대 (벤모릴)가 일하게 하였고, 영국의 처칠은 다소 간섭과 참견을 많이하였지만, 재능이 무시되고 전역을 압박받던 호바트 장군을 격려하여 수많은 기상천외한 발명품들을 만들어내게하였고(지뢰제거전차, 교량전차 등),상륙전의 대가 램지제독을 키워내고, 윌프리드 프리먼경을 항공기제작 감독관으로 임명하고, 윙게이트를 미얀마로 보내 친디트부대를 창설시키는 등등 천재적 인사권자로서의 능력을 발휘하여 각각의 인재들의 능력을 200% 발휘하게 하였음
이문화는 서방국가의 각분야에 깊이 자리잡고 있었는데 1)엔진궁합이 안맞아서 사양될 위기의 P51 머스탱 전투기를 테스트비행한 시험비행사 허커가 상관들에게 롤스로이스 머린 엔진으로 교체할것을 건의하였고, 상관들은 이것을 재빨리 수용할수있었습니다. (물론 프리먼, 둘리툴장군,토미 히치콕 등수많은 사람들이 보수적이고 무능한 관료들을 무시하고 최종 의사결정권자인 아놀드를 설득하는데 성공하는등 우여곡절이 많았습니다.)
2) 영국 버밍엄 대학교 연구소에서 탄생한 초미니 레이다 기술은 티자드 사절단을 통해서 미국으로 알려지게 되고, 진가를 즉시 알아챈 미국이 벨연구소, MIT 대학과 협업하여 세계최초의 휴대용레이다와 근접신관을 내장한 대공포탄을 대량생산해서 승리에 기여하게 됩니다.
결국에 전쟁이던 치열한 기업환경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반드시 우수한 조직이 필요하고, 타인의 우수한 아이디어를 채택하여 승리로 이끄는 지도자도 필요하지만, 결국 천재 한사람만의 힘으로는 부족하고, 협력/격려의 문화, 효율적인 피드백, 시행착오를 통해 얻는 능력 등 합리적인 조직과 국가문화가 있어야한다는 결론을 내립니다.
하지만 이책의 번역은 좀 문제가 있습니다.
P16 "만슈타인의 기갑군이 소련의 공격을 둔화시켜 크라쿠프를 탈환" ==> 폴란드 크라쿠프가 아닌 러시아 하리코프[Kharkov] 입니다.
P85 "B27 플라잉포트리스" ==> B17
P183 "머스탱이 한시간에 평균 64갤런을 소비하는데, P38과 P47은 각각 14만 4140갤런을 소모했다" ==>연료소모량 오역입니다.
P212 "1870년에 헬무트 폰 몰트케가 호주와 프랑스를 상대로~" ==> 호주가 아닌 오스트리아 합스부르크왕국 입니다.
P229 "엘알라메인전투에서 1942년 10월23일 마침내 100대도 넘는 대포에 일제사격~" ==> 당시 영국군이 보유한 대포 숫자가 1000대가 넘는데. 오역입니다.
P200 "1985년 미국대통령에 오르게 되는 로널드 레이건은 견장에 네번째 별을 달며 육군대장이 되었다. ==> 레이건대통령은 영화배우출신이며 1981년에 대통령 취임합니다. 완전 오역이네요
P253 독일국방군의 마크3/마크4는 눈에 띄게 불리했다 ==> 3호/4호 전차로 번역해야죠
P264 "동력화된 소련 대전차연단이 탱크연단보다 더 빨리 이동할수 있었다.
==> 소련 대전차포를 포함한 기계화부대가 탱크부대보다 더빨리 이동할수 있었다.
아마도 brigade (여단)을 오역한듯.
P346 "적의 함포사격패턴과 지중해에서 펼쳐진 작전들에서 보여준 초기의 보병대 상륙패턴을 주의깊게 관찰해오던 롬멜과 참모들은 적의 견고한 벙커와 토치카 대부분이 교묘하게 해변쪽에 설치되어 있음을 확인했다 ==> 롬멜과 참모들은 적에게 견고하게끔 벙커와 토치카 대부분을 교묘하게 해변쪽에 설치하였다로 번역하는게 맞지 않을까요?
P305 "미국해군은 카미카제특공대의 공격을 둔화시킬 목적으로 1945년 오키나와에 배치될 예정이었다. 불과 6개월뒤 1941년 12월 9일 일본 폭격기들은~" ==> 1941년도를 설명하다가 뜬금없이 문맥 및 시점과 전혀 안맞는 타임머신을 탄거같네요.
곳곳에 Wehrmacht 를 독일 국방군으로 맞게 번역할때도 있고, 단순히 국방군으로 기재할때가 있어서 혼돈됩니다.
Essex급(에식스급) 항공모함으로 번역대신 에식스호로 기재한것도 비슷하고..
이외에 눈에 띄는 세세한 오역들은 생략합니다.
번역후에는 감수를 받는게 좋은데. 대부분의 출판사들이 1차번역 끝내고 바로 출간하다보니, 이런일이 항상 되풀이 되는듯합니다. 군사서적은 매니어층이 있어서 오역을 금방 눈치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