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말뚝 박완서 소설전집 결정판 11
박완서 지음 / 세계사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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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술이 들어가기 시작하면 딴사람처럼 기분이 고조되고 말이 많아지고 웃음이 헤퍼지는 버릇이 있었다. 꼭꼭 싸둔 생각, 황당한 불안, 맺힌 마음이 거침없이 술술 말이 되어 넘쳤다.퍼내어도퍼내어도 넘치는 맑은 샘물처럼 말이 범람했다. 듣는 상대방에게도그게 맑은 샘물이 될 것인지 구정물이 될 것인지는 내 아랑곳할 바도 아니었다. 오로지 나는 내 속에 갇힌 것들이 말을 통해 자유로워지는 쾌감에 급급했다. 그건 또한 내가 그것들로부터 자유로워진느낌이기도 했다. 나는 그런 방법으로 자유를 맛보고 있는지도 몰랐다. 
평소 나에게 있어서 자유란 나뭇가지 끝에 걸린 별이나 다름없었다. 당장 딸 수 있을 것 같아 나무를 기어올라가 봤댔자 허사였다. 올라갈수록 별은 멀고 돌아갈 수 있는 땅 역시 멀어져서 얻어 가질 수 있는 것은 위기의식밖에 없었다.
평소의 그런 감정이 술주정 비슷한 품위 없는 방법으로나마 자유를 향유코자 했음 직하다. - P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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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완서 지음 / 세계사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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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미처 매우 기분 나쁘게 섬뜩한 느낌으로 내가 경험한 매혹 속에 악의에 찬 속임수가 숨겨져 있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놀음의 트릭 따위가 아닌 운명의 마수 같은,
나는 곧 그런 생각의 터무니없음을 스스로 알아차렸지만 섬뜩한느낌만은 구체적인 물건의 촉감처럼 생생했다. - P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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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완서 지음 / 세계사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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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가 세운 신여성이란 것의 기준이 되었던 너무 뒤떨어진 외양과 터무니없이 높은 이상과의 갈등, 점잖은 근거와 속된 허영과의 모순, 영원한 문밖 의식, 그건 아직도 나의 의식 내용이었다. 그러고 보니 나의 의식은 아직도 말뚝을 가지고 있었다. 제아무리 낼리 벗어난 것 같아도 말뚝이 풀어준 새끼줄 길이일 것이다. - P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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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완서 지음 / 세계사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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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가 아무리 그때에다 대면 지금 큰 부자 됐지? 하시지만 그때하고 비교하는 마음을 버리시지 않는 한 우린 그 최조의 말뚝에매인 셈이었다. 놓여났다면 구태여 대볼 리가 없었다. 어느 만큼 달라졌나 대본다는 건 한끝을 말뚝에 걸고 새끼줄을 풀다가 문득 그길이를 재보는 격이었다.
- P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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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완서 지음 / 세계사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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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망과 슬픔이목구명까지 괴어와서 이를 악물곤 했다. 엄마의 그 짓은 아주 위험한 짓이었다. 목구멍이 포도청이란 말이 그때만큼 절실했던 적도없으리라. - P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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