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정원 - 상
황석영 지음 / 창비 / 200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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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정원>을 한 번 더 읽게된 사연.

 

 예전에 서울 지하철 2호선에서였다. 내 시선은 맞은편에 앉은 한 남자에게 향해 있었다. 얼굴이 하얗던 젊은 남성은 진지한 표정으로 책을 읽고 있었다. 길고 섬세한 손가락으로 책장을 넘기는 모습이 얼마나 지적으로 보였는지, 그리고 나는 저 책이 무슨 책일까 너무 궁금한 나머지 자꾸 힐끗힐끗 쳐다보게 되었다. 

 잠시 후 나는 그 책이 <오래된 정원>임을 알아 챌 수 있었지만, 그는 오래지 않아 펼쳐진 책을 조심히 닫고선 지하철문을 미끄러지듯 빠져나갔다.

 집으로 돌아온 나는 오래된 정원이 다시 너무 읽고 싶어지는 거다. 마지막장의 클라이막스(두번째 사진의 구절)를 읽으며 나는 그 어느 때보다도 기분이 짠해졌는데..뜨뜻미지근 한 일상에서 오래된 책을 꺼내보게 했던 그가 오버랩되었기 떄문이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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