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씩 보고 있는데 역시 명저자셔서 그런지 잘 읽힌다. 조금씩 보는 와중에 두 가지 깨달음을 준 문장을 남겨본다.우리보다 경제적으로 윤택한 서구 국가에서 온 백인들이 자기 나라에서도 좋은 직장에 다니고 사회적으로도 인정받고 있었는데 구태여 그걸 버리고 우리나라까지 와서 영어 강사를 하며 살고 있을까? 그와 달리 지난 수십 년간 우리가 그랬듯이 우리나라의 열악한 환경을 박차고 선진국에 진출해 돈을 벌거나 학업에 매진한 결과 오늘날 우리가 이만한 발전을 이뤄낼 수 있었다는 데 이견이 없다면, 지금 동남아시아나 아프리카에서 이주해온 사람들은 아마도 훨씬 더 진취적이고 유전적으로도 탁월할 가능성이 높다. 우리나라에 와 있는 백인들이 대체로 정규분포 곡선의 왼쪽에 분포한다면 나는 비록 피부색은 다소 검을지 몰라도 그들의 다른 유전적 성향은 곡선의 오른쪽, 즉 평균 이상일 것으로 예측한다. 물론 유전학과 통계학에 기반한 나만의 생각이지만 다문화 문제를 놓고 숙론하는 자리라면 충분히 다뤄볼 만한 주제라고 생각한다. - < 숙론, 최재천 > 중에서내가 몸담고 있는 학문인 동물행동학은 본질적으로 ‘동물정보통신학’이다. 그들이 서로 무슨 얘기를 나누는가를 파악하면 그들 행동의 의도와 심리를 이해할 수 있다. 평생 동물들의 대화를 엿듣느라 귀 기울인 연구자로서 나는 우리 사회의 소통 부재에 관해서도 나름 깊이 숙고해왔다. 오랜 숙고 끝에 얻은 결론은 싱겁기 짝이 없는 것이었다. ‘소통은 원래 안 되는 게 정상’이라는 게 내가 얻은 결론이다. 우리는 너무나 쉽게 소통이란 조금만 노력하면 잘되리라 착각하며 산다. - < 숙론, 최재천 >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