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가 좋아지는 아이 밥상의 모든 것
이유명호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10년 12월
평점 :
품절


"나의 살던 자궁은" 같은 이전 저작을 이미 읽어본 적 있는 유명 한의사 이유명호쌤 책.

"과자, 내 아이를 해치는 달콤한 유혹" 같은 책을 이미 읽어본 사람이라면 그리고 건강한 먹거리에 대한 관심이 있었던 사람이라면

그다지 새로울 것 없는 내용이다.

쎄게 말하면 낚였다고도 할 수 있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제목과 다른 내용을 이야기하느냐 하면 그건 아니다.
몸이 전반적으로 건강해야 머리도 좋아지는거니까...
건강하게 아이 키우는 법에 대한 기존 책들과 대동소이한 내용인 반면 책 제목을 잘 지었다고도 할 수 있겠다.

함소아 한의원에서 낸 "자연을 닮은 신 동의보감 육아법"과는 태생이 비슷하다보니 그 책을 읽은 나로서는 기시감도 들었고.
의학, 건강 관련 정보를 곱씹어 알아듣기 쉬운 비유와 스피디한 구어체 문체로 들려주는 이야기는 쉽게 읽힌다.

그동안은 그래도 아이 밥상에는 단백질 공급을 위해 육고기나 두부, 달걀이라도 좀 부쳐주려고 노력했다면 이젠 나물, 야채, 잡곡밥이 최고여~라며 좀 더 뻔뻔하고 당당하게 풀밭 밥상을 들이밀 수 있게 되었다고나 할까.
물론 성장기 아이들에겐 단백질 공급이 중요하지만 한끼라도 그렇게 못해주면 죄책감 비슷한게 들었던 것에 비해 쵸큼 마음이 가벼워졌달까...

요즘 아이들을 5시에 신랑이 데려오면서 저녁은 내가 차려서 먹이고 있는데(그전엔 어린이집...)

하루 세끼 중 내가 먹일 수 있는 끼니가 별로 없어서 저녁이라도 잘 차려먹여보자 싶어서 읽게 된 책인데 지금 생각해보면 한의사가 쓴 책에서 아이 머리가 좋아지는 음식의 레시피를 기대했던 내가 잘못인 듯하기도 하고...

2~3주 쯤 저녁을 집에서 먹으면서 처음엔 어린이집 밥이 더 맛있다고 하기에 앞으로도 저녁은 어린이집에서 먹게 할까 싶기도 했다가

또 이번주부터는 어린이집 밥보다 집에서 먹는게 더 맛있다고 하니 앞으로도 저녁은 좀 늦더라도 집에 와서 내가 밥먹을 때 같이 먹일까 싶은 생각도 든다.

한편으로는 어린이집은 아이들 먹일거라 간을 싱겁게해서 어른과 함께 먹는 우리집 반찬의 간이 세서 더 맛있게 느껴지는 건 아닌가 걱정도 되고...

별 생각없이 과자 사 먹이고 음료 사 먹이는 엄마였다면 그것이 얼마나 아이 몸에 안좋은지, 흔하디 흔한 야채, 된장, 김치, 이런 것이 아이 몸에 최고로 좋은 음식이라는 단순한 사실을 약간의 한의학적 상식과 함께 알게될 것이고, 나처럼 뭔가 구체적인 밥상차림에 대한 고민을 가진 사람이라면 별로 얻을 것이 없을지도 모른다.

나에게 재무관리쪽 책이나, 건강한 먹거리 관련 책은 교회나 성당가서 회개하고 일상생활로 돌아와서 죄짓고 또 반성하고 하는 도돌이 표 같은 영역이다.

읽어도 읽어도 새로울 건 없는데 자꾸 느슨해지는 마음가짐을 다잡아주는 채찍, 울타리 넘어가려고 하면 짖어주는 초계견 같은 느낌.

앞에서 말한 다른 책들을 읽어보지 않았다면 입문서로는 괜찮다.

<건진 책 리스트>

희망의 밥상, 제인 구달, 사이언스북스
육식-건강을 망치고 세상을 망친다, 존 로빈스, 아름드리미디어 

<발췌>  

유전 탓에 속상해하지 말고 잘못 키웠다고 너무 걱정 마시라. '머리 좋다'고 자랑하는 것도 우습지만 '머리 나쁘다'고 쫄지 말지어다. 맛있는 것 먹이듯이 머리에 유익하고 긍정적인 경험들을 먹여주자. 아이들의 머리는 가변차선 같아서 언제라도 늦지 않으니까.

 아침에 배고픈 것은 바로 뇌

밥을 굶기고 찬물 세수로 억지로 뇌를 깨운다 한들 얼마 못 버틴다. 카페인 듬뿍 든 커피나 차를 마신다면 머리를 강제로 각성시키라는 명령엔 따르겠지만 뇌의 피로 자체가 감쪽같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다만 피로빚으로 남을 뿐. 뇌는 아침밥으로 허기를 달래주길 원한다.
(피로빚, 느낌이 딱 오네)

 

한사람이 1년에 겨우 쌀 한가마를 먹는다. 돈으로 따지면 16만원. 한달에 1만 3천원 논 갈아엎고 공장 지었다가 식량이 무기인 세상이 오면 자동차를 뜯어 먹을지 휴대폰을 씹을지 모르겠다. 우리 쌀밥 먹으면 생명 주권이 지켜진다. 밥 열심히 먹어 우리 땅도 살리고 힘도 쓰자.
(지당하신 말씀.)

 

보통 혈압은 대동맥 위치의 위팔에서 재는데 120/70mmHg를 정상으로 친다. 그러나 사실 궁금한 것은 팔의 혈압이 아니다. 실제로 알고 싶은 것은 머리 쪽의 뇌로 들어가는 혈압이다. 하지만 머리는 딱딱한 두개골 때문에 잴 수 없고 목에서 재자니 사람이 죽을 것 같아 편의상 팔에서 잰다. 그 결과를 가지고 뇌에는 어느 정도 가겠구나 하고 간접 추정하는 것이다.
(아하, 바보 도트는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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