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파 전쟁 - 박혜란의 블랙 콩트
박혜란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05년 12월
평점 :
절판


'나이듦에 대하여'를 비롯 박혜란님의 이전 저술들을 챙겨 읽고 있다.

소설이다. 수필일 줄 알았는데...

 

한동안, 아니 그리고 지금까지도 이분을 사로잡고 있는 테마는 제대로 나이들기, 나이든 나와 함께 잘 살기인 듯하다.

이 책은 나이 들어 집으로 돌아온 남자들과 장성한 자녀, 나이든 여성인 나 자신이 잘 살아가기에 대한 저자의 고민에서부터 시작되었다.

 

'요새 어째 지내누?' 에 대한 대답으로 사람들이 토로하는 이야기를 소설형식으로 표현했다고 한다.

행복의 얼굴은 한가지이되 불행의 얼굴은 제각각이라 했다는 톨스토이의 말처럼 노년에도 다복하게 잘 사는 사람들의 모습은 다 고만고만하다.

적당히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고, 육체적으로도 건강하고, 부부가 서로 존중하고, 자식들이 자신의 삶을 잘 살아가고...

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더 삶이 팍팍해지고 남편과도 자식과도 사이가 삐그덕 대는 사람들의 삶의 모습은 여러 얼굴을 하고 있다.

어떤 사람은 건강이 부족해서, 어떤 사람은 돈이 없어서, 어떤 사람은 사회에서 떨어져나와서 자신을 쓸모없다 여기는 남편 때문에, 자기 체면만 생각하다 배우자를 옥죄어서, 자식을 너무 위하다가 노년의 삶이 퍽퍽해진 여러 단면을 보여준다.

 

우리 부부의 대화와 가장 비슷한 내용은 역시 단편집의 제목이기도 한 '소파전쟁'이다.

TV 좀 같이 볼라치면 어느 채널에도 만족을 못하고 계속 이채널 저채널 찾아다니는 신랑.

연예인 나오고 토크쇼나 가요 프로그램, 들어본 풍월이 있는 드라마가 나오면 쉽게 만족하며 보는 나.

'채널 그만 좀 돌려라', '그런 것 좀 보지 마라'로 이어지는 핑퐁이 어찌나 비슷하신지.

'이 옷 어때?' 하고 물어서 '괜찮은 것 같은데' 혹은 '그건 아니다'라고 대답해도 결국 자기 생각대로 하는 신랑(혹은 나)

그럴 거면 왜 물어봤냐는 나(혹은 신랑)

 

비슷한 투닥거림이 오히려 정답게 느껴지는 건 우리 부부가 아직 무탈하게 잘 맞춰가며 살고 있기 때문일지도...ㅎㅎ

그러니까 그 사람이 좋으니까 이런 저런 차이점이 있어도 다 넘어가지지 사람이 싫으면 그런 의견대립이 못견디게 싫지 않을까.

결론은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해야한다, 정도?ㅋㅋ

 

저자가 보너스로 알려주는 '사이좋게 해로하기' 팁

(데면데면한 부부가 이혼않고 살기위한 팁 같이 보이기도 한다, 다정다감 알콩달콩 모드인 내가 좋아보이는 건 볼드)

 

돈을 많이 모아라

피차 관심을 끊어라(데면데면 모드)

남자여, 집안일을 배워라

손주를 키우면 저절로 화합한다(안그래도 화합 잘 하는 중)

늙으면 여자는 여자끼리, 남자는 남자끼리 살자(데면데면 모드)

일부일처제의 영원한 숙제, 풀려고 하지 말자(남편(아내가)이 몹쓸놈(ㄴ)인 케이스

서로 손님으로 대접하라

측은지심으로 살자(작은 아버지왈, 부부가 서로 어이구, 저거 내가 아니면 누가 데리고 살겠나 싶어야 오래 해로한다나...)

손잡고 자원봉사 나가자(것도 좋겠네)

부부는 따로 또 함께 할 수 있어야 한다

갈등은 피하지 말고 풀어나가라(원캉 잘하고 있음)

존재만으로 감사하라(이건 잘 안됨, 도움이 돼야지 도움이 ㅋㅋ)

있는 그대로 사랑하라

서로 존중하라

모성만이 구원이다(남편마저 모성으로 돌보고 싶진 않음, 우리 그냥 사랑하면 안되겠니... 각자 자기 앞가림은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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