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하는 힘
강상중 지음, 이경덕 옮김 / 사계절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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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하는 힘.....

무거운 말이다. 책장을 펼치기 전 머리에 단단히 안전벨트를 채워 집중하고자 했다.

그러나 저자 강상중 교수는 고민, 진지하고 치열한 고민을 통해 우리가 좀더 자유롭게, 뻔뻔하게 인생을 살 수 있는 방향을 보여주고자 한다.

이 책은 자아, 돈, 지성, 청춘, 종교, 노동, 사랑, 죽음, 노년 등 인생을 이루는 가장 근원적인 질문에 대해 우리가 그것들을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를 사회학자 막스 베버와 작가 나쓰메 소세키의 사유와 연관시켜 제시해 주고 있다.

 

내가 이 책을 20대에 읽었더라면 이해와 공감의 수준은 지금보다 현저히 떨어졌을 것이다.

대학진학이라는 너무나도 명백한 목표를 위한 기계적인 공부와 생활의 고등학교 시절 이후 대학생이 된 나는 부모님과 선생님이 알려주지 않는 이 나침반없는 생활을 어떻게 해나가야 하는 것인지 너무나도 막막해 했다. 나에게 주어진 이 자유가 너무나도 부담스럽고 무서웠다. 어떻게 웃어야 하는지, 어떻게 고민해야 하는지, 무엇을 고민해야 하는지...막막했다.

저자는 정치, 종교, 노동, 결혼 등 태어날때부터 모든 것이 의심할바 없이 정해져있던 전근대사회에 비해 현대사회는 너무나도 많은 자유가 주어진 것이 각종 사회문제의 원인이기도 하다고 말하는데, 비유를 하자면 나의 경우가 그러하였다. 모든 것이 정해져있던 전근대사회에서 현대사회로 넘어오면서 나의 고민과 방황이 시작되었다. 나는 어떤 인간인가,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나는 무엇을 잘할 수 있는가를 고민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불행히도 대학 졸업할때까지도, 대학원 공부 마칠때까지도, 직장에서 사회인 역할을 할때까지도 그 고민의 답은 알 수 없었다.

 

그러나 이제 나는 내가 어느 정도 답을 얻었다는 느낌을 받고 있다. 강상중 교수의 표현에 따르면 '두려움이 없어진 것'이다. 그것은 '고민에 대한 답'을 얻은 것이 아니라 '고민하는 힘'을 얻었기 때문이라 할 수 있겠다.

 

굳이 그 답을 찾자면 다음과 같은 것이 아닐까 싶다.

"나는 청춘 시절부터 '나'에 대한 물음을 계속하며 '결국 해답은 발견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아니 그보다 '해답을 발견할 수는 없지만 내가 갈 수 있는 곳까지 갈 수 밖에 없다'는 해답을 찾았습니다. 그러자 마음이 편안해졌습니다. '뭐가 뭔지는 모르겠지만 갈 수 있는 곳까지 갈 수 밖에 없다'. 지금도 여전히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본분91~92쪽)"

 

저자의 말대로 삶의 의미, 자아, 자기와 세계와의 관계 등에 대한 고민없이 무난하게 살아가는 요령을 갖고 사는 사람들이 있다. 그리고 나 자신 한때 그러한 사람들을 부러워한 적이 있다. 

그러나 고민을 통해 자신을 생각하고, 타인에 대해 생각하고, 세계에 대해 생각해보면 우리네 삶이 더욱 풍요롭고 의미있게 다가올 것이다.   

 

그러므로, 저자는 말하고 있다. 

고민하라, 진지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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