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야기 속으로>
박현숙 작가님의 '잘 훔치는 기술'은
초등 3학년 친구들의 일상을 다룬 이야기이다.
성은이가 '빨간 글씨'로 적힌 메모지 한 장을 주우면서
이 무섭고도 겁나는 '협박편지'의 주인공을 찾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협박편지라고??
초등학교에서??
'나는 거북이 너의 비밀을 알고 있다'
아,
누군가가 나의 비밀을 알고 있다는
이런 쪽지를 받는다면
나는...
나는...
그래서 '협박'인 것일까?
게임을 잘 하고
최근 게임관련 상도 받은
거북이라는 친구가 받은 이 쪽지 하나에
유독 성은이가 적극적으로 쪽지 주인공을 찾아주려고 하는 모습,
그리고 주인공 '오도룡'이 이 쪽지를 쓴 이유
그것은 의외로 간단한 마음에서 시작된 것이다.
바로,
<거북이와 친해지고 싶은 마음>
그런데
초등을 졸업한지 30여년이 지난, 초등 딸을 키우는 나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사람의 마음을 훔쳐야 하는걸까?'
조금 이해가 되지 않으면서도
조금 요즘 아이들이 궁금해지는
이중적 마음으로 책을 읽기 시작했다
2. <익살스러운 그림이 글의 재미를 더해주다>
글밥책이지만 그림이 간혹 들어간 책을 보면
그림은 그저 그림을 이해하기 위한, 하나의 여백정도로만 이해했는데
얼마전, 유명한 그림책 작가님의 라이브 방송을 보고
지역도서관에서 그림 작가님과의 만남을 가지고 나서
그림책에 대한 관점이 조금 달라졌다.
그리고 '잘 훔치는 기술'에 담겨진 그림들이 단순히 이야기를 채우는 하나의 장면 묘사가 아니라
글밥에서 미처 말하지 못한,
아니
숨기고 있는 주인공과 친구들의 마음이 담겨져있어서
글이 아닌, 그림이 '잘 훔치는 기술'의 독자의 마음을 훔치는 기술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작가님의 스토리와 문체가 그림에 녹아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