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 영화를 정말 재밌게 봤다. ‘오디세이’ 여운이 길게 남아서 이참에 호메로스의 원작 책도 한번 도전해 보고 싶어졌다. 웬걸, 인류의 고전이라는 호메로스 원전은 생각보다 너무 만만치 않았다. 엄청나게 긴 서사시인 데다가, 과거랑 현재 이야기가 막 뒤섞여 있어서 읽다 보니 자꾸 길을 잃고 멍해지기 일쑤였다. 그렇게 헤매다가 우연히 만난 책이 바로 제럴딘 매코크런의 《오디세이》다.이 책의 가장 좋은 점은 진짜 친절하다는 것이다. 복잡하게 꼬여 있던 원작의 시간선을 그냥 흘러가는 순서대로 시원하게 쫙 펼쳐서 보여준다. 덕분에 오디세우스가 트로이 전쟁 끝나고 고향으로 돌아가려고 10년 동안의 험난한 여정이 머릿속에 아주 쉽게 그려졌다. 꼬인 시간선 신경 안 쓰고 이야기 자체에만 집중하니까 신화 속 모험들이 훨씬 재밌게 읽혔다. 읽으면서 느낀 건데, 이 책은 어른들뿐만 아니라 오디세이를 처음 접하는 초등학교 고학년이나 청소년 친구들이 읽기에 딱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원작의 중요한 내용들은 다 살아있으면서 매끄럽고 쉽게 읽히니까~ 이 책은 원작의 매력을 가장 알기 쉽게 정리해 준 친절한 요약본 같다. 혹시 나처럼 호메로스 원전 폈다가 긴 분량과 엉킨 시간선 때문에 조용히 책장 덮었던 경험이 있다면, 이 책으로 먼저 시작해 보길 완전 추천한다. 이 책을 편하게 완독하고 나면, 나중에 다시 원작에 도전할 때나 신화를 다룬 영화를 볼 때 훨씬 재밌게 즐길 수 있을 것 같다